이번 수익률은 신탁형을 제외한 일임형 ISA에 대한 것이었는데, 최근 자료에 의하면 증권 및 은행 등에 238만 명이 가입했고 가입 총금액은 2조5천억,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10만6천원 정도라 한다.
ISA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을 살펴보면, 100만원을 투자했을 경우 연간 세제혜택(평균 4천367원)을 포함한 실 수익은 연 2만8천360원이고, 이만큼의 혜택을 받기 위해 수익률에서 차감된 일임수수료는 평균 1만3천100원 정도로 나타났다.
ISA는 본래 저금리 저성장시대에 개인의 종합자산관리를 통해 재산형성을 지원하는 절세 계좌로서 기존의 세제혜택 제도와는 다른 형태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비과세 혜택보다는 증권사 등 금융사에 3~4배까지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기이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도 대다수 계좌에서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생각해 볼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가 얻는 세제혜택 금액보다 증권사나 은행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평균 2~4배 정도 큰 것으로 밝혀진 것은 결국 ISA 계좌가 결국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세제혜택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제혜택도, 수수료도 금융사가 가져가는 환상의 로비 상품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ISA가 ‘국민 부자 만들기 상품’이라고 했던 금융당국의 말이 무색게 하는 대목이다.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는 것이라는 등의 변명과 이유를 대겠지만,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제도의 변화나 새로운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일부에서는 가입대상을 주부 등으로 확대하는 등의 대책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을 모르고 하는 주장이 아닐까 싶다.
금융관련 단체에서는 ISA 계좌는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상품 대비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고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도록 특별한 혜택을 주는 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더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이고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과거 금융소비자가 받았던 세제 혜택이 금융사의 수익으로 전환된 것이 ISA 계좌라고 할 수 있다. 세제 혜택 통장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세제 혜택이 없는 통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ISA를 ‘부자 만들기’ 통장이라며 세제 혜택만 부각시키는 가운데 수수료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무차별적인 판매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ISA 조세특례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에서 기재부는 ISA 시행 5년간 1.65조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연간 3천300억 원의 세수감소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ISA 도입 당시 수수료 문제를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과거의 재형저축처럼 세수 감소분이 전체가 가입자(국민)가 혜택을 보는 것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ISA의 본질적 문제는 ISA의 세제혜택 이익이 국민 즉, 금융소비자에게 준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혜택은 금융사가 독점하는 구조라는 것과 세제혜택 조차도 손실이 나면 못 받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금융상품의 세제혜택조차도 금융사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이제는 금융전문가들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가진 ISA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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