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6명의 초선의원들(김병욱 김영호 신동근 손혜원 소병훈 박정)이 국민들의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반대’하는 사드문제를 가지고 8일 중국을 향해 떠나면서 한 말이다. 마치 정부를 대신해 중국을 설득하러 가는 대표단인양 자신들을 비난하지 말란다. 이들은 앞서 사드 배치 예정지역인 성주를 찾아가 불을 질러놓고 중국까지 가 맞불을 놓을 속셈인 모양이다.
중국은 지금 사드를 가지고 온갖 선전과 선동 위협으로 우리를 겁박하고 있다. 각종 매체를 동원해 국내 반대여론을 증폭시키고 이간질하고 회유하고 적당한 보복조치를 내걸고… 여기에 노무현 정권 청와대 비서관, 현직 대학교수, 그리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이 먼저 중국공산당 선전과 선동 위협에 나팔수로 나서 춤을 추더니 이제는 현직 국회의원들이 괴춤을 추러 중국을 방문까지 하는 모양새다.
‘국민의 당’이 당론으로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더민주당 대권, 당권 주자들이 이 때다 싶었는지 모두 반대 기치를 치켜들고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김종인 대표는 꿈적도 않는다. 정부에서 배치를 결정했을 때는 즉흥적으로 한 게 아닐 테고, 한·미동맹이라는 큰 틀을 보며 국익을 가늠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모호성’ 유지라는 자세에 흔들림이 없다. 정치가 가야할 길을 정확히 짚고 있다. ‘정치란 올바름(政者,正也)’이라고 한 공자의 가르침이 새삼 떠오른다. 정치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지 정치인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민주국가에서 자신의 소신과 뜻에 따라 반대도 하고 의견 개진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라의 위급상황에서, 그것도 중국공산당 선전기관지의 연일 몰아붙이는 요설에 괴춤을 추고 있는 사드의 문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위협이 촉발시킨 문제라는 건 ‘너도 알고, 나도 안다’.
그런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긴장을 격화시킨 게 아니라, 한·미의 사드가 북한과 중국을 자극해 오늘의 이 난국을 촉발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로 우리의 복창을 터지게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기에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자명한 일을 거꾸로 풀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저들이 중국 땅에 도착하는 날부터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언론들이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는 눈에 선하다. 그들만 모르는 것 같다.
중국이 사드 설치를 반대하는 건 자국의 안전(비밀)이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중국의 안전이 먼저일까, 자국의 안전이 먼저일까?
우리 정부는 그동안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다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국은 북한과, 한국은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6·25의 총부리를 겨눴던 관계를 묻어둔 채 서로의 번영을 위해 조심스러운 관계 발전을 꾀했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중국 승전기념 행사에 천안문 망루에 오르는 데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많은 국민은 그때 6·25의 상흔을, 통일의 순간을 가로막았던 그 중국을 애써 잊으려 했을 것이다. 새로운 질서에서 협력하면 더 발전된 무대를 펼칠 수 있으리라 여겼으니까.
그런데 사드문제 하나로 중국은 태도를 돌변하고 있다. 이건 5천만 국민의 생사문제이며 결코 대중국용이 아니라는 우리의 설명은 들으려 하지 않은 채 모욕에 가깝게 우리를 대하고 있다. 중국은 못 믿을 나라인가 보다.
송수남 前 언론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