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태화 경인지방병무청장

이용성 사회부장 ylee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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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행정 공정·투명·소통… 병역앞에 금수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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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북한의 도발이 거세다. 

하루가 멀다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이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는 정부의 모습을 볼 때면 여전히 우리는 ‘분단국가’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 같은 배경이 국민으로 하여금 병역의 의무를 ‘신성하다’고 표현하는 이유일 것이다. 또 병역에 대해 어떠한 불순함을 용납하지 않는 국민적 공감대도 여기서부터 비롯된 것이라 보인다.

한국남성이라면 성인식처럼 경험하는 병역(兵役). 여기에 깨끗하고 투명함을 전면에 앞세우며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자에게는 자부심을, 국민에게는 안심을, 이를 통해 북한의 외압에 굴하지 않는 당당함을 완성하려는 이가 있다. 전국에서 병역민수가 가장 많은 등 으뜸가는 지방병무청장의 수장을 맞게 된 김태화 경인지방병무청장(56)이 바로 그다. 다음은 취임 한 달을 맞이한 김 청장에게 앞으로 행할 병무행정에 대해 함께한 일문일답.

 

Q 경인지방병무청장 부임 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무엇인지.

A 지난 7월1일 취임사에서 “국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창조적 병무행정 구현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선도하는 경인지방병무청을 만들어 나가자”고 직원들에게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으로 경인지방병무청은 본청인 병무청 지침에 발맞춰 국민에게 공감과 신뢰받는 행정을 펼 것을 약속한다. 우선 병무청의 현안인 입영 및 소집적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토크콘서트, 병무행정 설명회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병역의무자 및 가족들과 직접 만날 것이며, 오는 9월부터는 정부 중점 추진 사업인 자유학기제를 지원하고자 관내 교육지원청과 협조를 강화해 월 2회 이상 병무행정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 또 경기도와 협업을 강화해 공동으로 병역명문가에 대한 안보견학을 추진하는 등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이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취업맞춤특기병으로 입영했던 병역의무자들이 단계적으로 전역할 예정인데, 이들이 전역 후에도 취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경기도와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예정이다. 이 모든 사업들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병무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더욱 높아지는 것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신뢰를 얻는 길이라 판단된다.

 

Q 경인지방병무청만이 가진 특별한 정책은.

A 경인지방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그 목적으로 지난 3월 관내 복무기관에서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 중 마술, 악기연주, 노래 등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회복무요원을 선발해 ‘나눔 천사 재능봉사단’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사회복지시설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작은 위문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병역명문가 증서 수여식 등 병무청 행사 및 ‘경기도 안보·통일 페스티벌’ 등 복무기관의 각종 행사에도 참여해 공연함으로써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끔 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 재능봉사단 운영은 경인지방병무청이 유일하게 벌이는 사업이다. 아울러 ‘병역명문가 우대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경기도와 지난 6월 업무협약을 맺어 병역명문가에 대한 선양사업을 공동 추진할 예정이다. 

이 역시 조례를 제정한 지방자치단체와 병무청이 업무협약을 맺은 최초의 사례다. 앞으로 효율적인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것에 아낌없는 지원을 나설 것이다. 또한 이 같은 부처협업은 정부3.0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Q 고위공직자 등 사회지도층의 병역이행에 대한 관리대책은 무엇이 있는지.

A 우리나라는 고위공직자 등 사회지도층의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매우 크다. 이 같은 불신을 잠재우고자 병무청 차원에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 공개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노력은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에서 긍정적 답변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 발표된 병역사항 공개제도에 관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병역사항 공개제도 운용의 효과성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6%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사회지도층의 병역회피 방지는 물론 병역을 자진해 이행하는 분위기가 어느새 정착돼 가고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현재 경인지방병무청은 33개 병역사항 신고기관과 2천여명의 고위공직자 및 직계비속을 관리하고 있다. 

병역사항 신고대상자의 성실신고를 유도하고 신고 누락방지를 위해 주기적인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신고기관 담당직원에 대한 교육을 통해 병역사항 공개제도가 원활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올해부터 병역기피자에 대한 명단 공개가 시작된다. 대상과 절차, 그리고 전망은.

A ‘병역기피자 명단 공개 제도’는 국민과의 소통, 정보의 개방 등을 지향하는 정부3.0 구현의 대표 제도다. 이는 병역기피 행위에 대한 사전예방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공개 대상은 △입대할 시기가 됐음에도 귀국하지 않고 불법으로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 △정당한 사유 없이 정해진 날짜에 징병신체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 △현역병 입영(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불응한 사람 등으로 지난해 7월1일 이후에 병역을 피한 사람부터 적용된다. 

공개 절차는 외부위원이 포함된 병역의무 기피 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 잠정공개대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잠정공개대상자로 결정된 사람에게는 6개월의 해명 기회가 주어지며, 소명을 통해서도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을 때에는 오는 12월20일 최종 공개대상자로 확정된다. 

이에 병무청 홈페이지에 인적사항이 공개된다. 해당 제도는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람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잠재적 병역 기피자들에게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병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역이행을 자랑스러워 하는 사회분위기’ 같은데.

A 맞다. 과거 병역이행은 소중한 젊은 시절의 불필요한 시간 낭비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중에 병역의무가 끝난 뒤 오히려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병역이행이 더 이상 의무가 아닌 당당한 젊음의 특권이자 권리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 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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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투명하고 공정한 병역이행 시스템 구축이 이같은 사회분위기 조성의 첫 시작이라 본다. 현역병 입영일자(사회복무요원 소집일자) 본인선택, 징병검사 일자 및 장소 본인선택 등 병역의무자의 자율적 선택권을 확대하는 시스템으로 개선함으로써 결국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겠다. 

아울러 3대(代) 가족 모두가 현역으로 성실하게 복무를 마친 가문을 병역명문가로 선정하여 그 공적을 기리는 병역명문가 선양사업과 질병 치료 또는 영주권이 있음에도 자진해 병역을 이행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명예 전역증서 등 ‘자진병역이행자 우대사업’ 등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사회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Q 경인지방병무청이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에도 많은 관심이 있는데.

A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은 최근 병무행정의 중점 사업 중 하나다. 3대(代) 가족 모두가 현역병으로 성실하게 복무를 마친 가문을 병역명문가로 선정해 선양하는 것으로 지난 2004년부터 추진됐다. 올해까지 전국 3천431가문이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경인지방병무청 관내에서도 334가문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에게는 인증서와 패를 수여하고, 각종 의료시설, 문화시설 등을 이용할 시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병역명문가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이다. 

특히 지난 2011년 강원도 삼척시를 시작으로 제정된 ‘병역명문가 예우에 관한 조례’는 현재 전국 51곳 시·군에서 제정됐는데, 병역명문가에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보건소 등 산하시설물 이용 시 사용료 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경인지방병무청 관내에는 경기도를 포함해 모두 8곳에서 우대조례가 제정돼 있다. 

병역명문가의 자긍심과 명예심을 드높이는 일은 우리 사회에 건강한 병역문화를 정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Q 끝으로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우리 경인지방병무청은 전국에서 제일 많은 병역자원을 관리하고 있다. 또 2012년도부터 2014년도까지 특정분야에서 3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방병무청 중 선도적인 역할을 해준 관내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이 자리를 빌려 전한다. 또한 지난해 인천병무지청 개청에 따른 조직과 인원, 예산 감소 등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전 직원 모두가 일치단결해 조직이 빠르게 안정되는 데 노력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공감하는 새로운 병역문화는 전 직원이 단합될 때 자연스럽게 창출될 것이다. 이는 국민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병무행정도 구현으로 연결되리라 확신한다.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대담=이용성 사회부장

정리=조철오기자

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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