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항을 크루즈선 母港으로 키워야할 이유

인천항을 크루즈선 모항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크루즈 관광업은 경제적 가치가 높은 신성장 동력 산업이다. 인천·제주·부산 등 지자체들이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은 최근 5년간 69%로 급성장했으며, 오는 2020년엔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 5~6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와 3~4만 명 이상의 고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항엔 지난 6월 22일 16만8천t급의 초대형 오베이션 오브 더 시즈호가 입항한 것을 비롯해 올 한해 65편의 크루즈선이 입항, 25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예정이다. 2020년엔 관광객이 37만~47만 명에 이를 걸로 추산되는 등 인천항이 동북아 크루즈 중심 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크루즈선 전용부두 등 관련 인프라 부족과 관광 상품 빈약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크루즈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은 국내 크루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크루즈 특수(特需)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크루즈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이들이 인천에 머무는 시간이 극히 짧기 때문이다. 지난번 관광객 4천100여 명을 태우고 인천에 기항한 오베이션 오브 더 시즈호도 10~11시간가량만 머물렀다가 중국 텐진항으로 떠났다. 인천이 전용부두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고 관광자원이 빈약해 항해 도중 잠시 들르는 기항지(寄港地)역할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항이 앞으로 동북아 국제 크루즈 중심 항만으로 성장하려면 단순한 기항지에 만족해선 안 된다. 크루즈 관광객을 모아 출발하는 거점의 모항 기능을 갖춰야 한다. 모항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기항보다 월등하다. 우선 관광객 1인 평균 지출액이 모항지가 203만3천원인데 비해 기항지 관광객 지출액은 112만8천원에 불과하다. 모항의 관광객 체류기간이 길어 기항보다 소비 지출 효과가 2배 이상 높은 거다. 또 모항에선 크루즈선이 이동하는 동안 필요한 물품과 식료품 등 구매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연관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그러나 인천이 크루즈 모항이 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해수부는 인천항의 크루즈 인프라 확충을 위해 당초 내년의 1선석 건설 계획을 2선석으로 변경, 22만5천t급과 15만t급 등 2척을 동시 접안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 보통 2~3시간씩 걸리는 출입국 심사 시간을 단축해야 하고, 크루즈선의 입항·접안·정박료 등의 할인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또 관광객을 오래 머물게 할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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