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최승준도 ‘탈G 효과?’… 개인 최고 성적 순항중

▲ 최승준 SK와이번스 제공
▲ 최승준 SK와이번스 제공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쓰는 표현으로 ‘탈G 효과’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탈’은 벗어나다(脫)를, ‘G’는 LG 트윈스를 뜻한다. 즉, LG 트윈스를 벗어나면 기량이 만개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박경수(32·kt wiz), 이용규(31·한화 이글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 정의윤(30·SK 와이번스) 등이 이 효과 수혜자(?)들이다.

 

올 시즌 탈G 효과의 최대 수혜자를 꼽으라면 단연 최승준(28·SK 와이번스)이다.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한 정상호(32)의 보상선수로 SK에 입단한 최승준은 올 시즌(29일 오전 기준) 51경기에서 타율 0.311, 14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말할 것도 없이 프로 데뷔 후 개인 최고 성적이며, 홈런은 LG에서 10년 동안 뛰면서 때린 개수(12개)보다 많다. 최승준은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현재 1.077로 개인 최고 기록을 쓰고 있다. 일반적으로 OPS가 1.000을 넘는 선수에겐 ‘한 방이 있는 선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최승준은 지난 28일 수원 kt전에서도 ‘한 방’ 능력을 과시했다. 최승준은 이날 3연타석 홈런을 때리며 6타점을 쓸어담아 팀의 11대1 완승을 이끌었다. 3연타석 홈런은 프로 데뷔 11년 만에 처음 쓴 기록이다. 6타점 역시 개인 한 경기 최다다. 8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 4연타석 홈런을 노릴 수도 있었지만, 최승준은 좌익수 플라이로 돌아서 아쉽게 기록 달성의 기회를 놓쳤다. 최승준은 “야구가 역시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더라”며 “실투였는데, 욕심을 부리면서 몸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최승준은 LG 시절 2군에선 홈런왕(2013년)에 오르는 등 거포 잠재력을 보여줬으나, 1군에만 올라오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해 ‘2군의 배리 본즈’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었었다. 그랬던 최승준이 SK로 이적한 뒤 꽃을 피운 데에는 정경배 타격코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최승준은 “올 시즌 개막 후 2군에 내려갔을 때 정 코치님이 스프링캠프에서 연습했던 타격폼으로 다시 가보자고 하셨다”며 “그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예전에 치는 것과 비교해보면 천지차이란 걸 스스로 느낀다”고 말했다.

 

LG에서 벗어나 전환점을 맞이한 최승준. 그는 올 시즌 목표를 따로 수치화하진 않고 있다고 했다. 최승준은 “1군에서 이렇게 야구를 하는 것이 재미있고 감사할 따름이다. 매 타석 집중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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