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학생 성범죄가 위험수준을 넘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최근 후배 여중생 A양(15)을 상습 성폭행하고 성매매를 시킨 혐의로 고교생 B군(18)을 구속했다. B군은 2014년 12월 자신이 졸업한 중학교 후배들을 통해 알게 된 A양을 서구 자신의 집으로 유인, 1년간 성폭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스마트폰 채팅앱을 이용, A양을 4차례 성매매 시킨 뒤 화대 39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은 또 지난 2~4월 피해자 A양을 협박, 성매매 시킨 여고생 C양(17)과 D양(16)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경찰은 C양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인천지법은 “도주우려가 없다”며 영장신청을 기각했다. C양 등은 B군이 A양을 성폭행하고 성매매를 시킨 사실을 알게 되자 이를 가족 등에게 알리겠다고 A양을 협박, 9차례 윤락행위를 시키고 역시 화대 9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다. 참으로 무서운 아이들이다. 불구속된 C양 등은 입건된 후에도 뻔뻔스럽게 사건내용을 주변 사람들에게 퍼뜨려 인천지검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 후유증이다. 어쩌다 세태가 이 지경이 됐는지 한심할 뿐이다.
우선 이들의 비행 행태가 꼭 기성세대의 매춘조직을 닮았다는 점이 놀랍다. 티 없이 곱고 아름답게 자라야 할 학생들이 채팅앱을 이용, 매춘을 알선 강요했다는 것부터가 그렇다. 앱을 통해 알게 된 남자와 성매매를 하도록 협박하고 화대를 갈취한 것 등은 폭력조직이나 매춘조직의 비도덕성과 파렴치를 그대로 닮은 거다.
요즘 청소년들이 아무리 어른을 흉내 내는 모방 탈선에 오염되고 있다고는 하나 이번 사건만큼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10대 학생들이 어쩌다 이렇듯 타락하게 됐는지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염려스러운 건 정보통신의 발달로 조건만남 등 청소년 성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사법당국에 따르면 2005년부터 청소년 성범죄가 강도 등 범죄를 제치고 늘기 시작, 이시기의 성범죄는 752건이었다. 그러나 2011~2014년엔 청소년 성범죄가 1천883건~2천172건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9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한 거다. 그런데도 법적 처벌은 물러 터졌다. 구속영장이 기각되기 일쑤고 기소율도 여전히 7%수준이다.
이제 말만 앞세우는 형식적이고 미온적인 대처는 안 된다. 학생문제라고 해서 더 이상 교육적 해결 노력에만 매달려서 될 일도 아니다. 정도가 심각한 학생들은 일단 공권력을 통해 격리 선도할 필요가 있다. 또 예방책으로 성범죄 유발 요인을 다각도로 진단해서 가정 학교 사회와 치안당국이 대책을 세우는 범국민적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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