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이 내 체질'… kt wiz 장시환, 포크볼·투심 장착하고 더 강해졌다

▲ 장시환 kt wiz제공
▲ 장시환 kt wiz제공

프로야구 kt wiz 우완 장시환(29)은 지난 1일 부산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kt 입단 후 줄곧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던 그가 선발로 등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던 시절까지 포함하면 2012년 9월16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1천354일 만이었다.

 

조범현 kt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장시환에 대해 “많은 투구 수를 바라진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무리로 뛰었던 투수에게 큰 기대를 거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라며 “오늘은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시환은 최고 시속 151㎞의 빠른 공과 140㎞를 넘나드는 포크볼과 슬라이더, 그리고 낙차 큰 커브를 섞어 롯데 타선을 마음대로 요리했다. 팀이 0대2로 지면서 아쉽게 패전을 안았지만 그는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 약 3년 9개월 만의 선발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장시환은 “어깨 근육이 생각 이상으로 뭉쳤다”고 첫 선발 후유증을 호소했다. 그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 많은 투구를 소화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어제는 괜찮았는데 자고 일어나니 몸살이 걸린 것 마냥 어깨가 아프다”고 설명했다.

 

사실 장시환의 보직 변경은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었다. 장시환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정명원 투수코치와 선발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9월 오른쪽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장시환은 부상 회복 후에도 선발 복귀를 조용히 준비해왔다. 

선발로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포크볼과 투심패스트볼을 신무기로 장착했다. 장시환은 “선발을 맡게 된다면 보다 다양한 구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타자 바깥쪽으로 휘는 슬라이더에 안쪽으로 휘는 포크볼과 투심패스트볼이 가미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장시환은 “실전에서 포크볼과 투심패스트볼을 던진 적이 없기 때문에 반신반의했는데, 어제 경기에서 생각 이상으로 잘 들어갔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투구 수 조절은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장시환은 “항상 100개 정도는 던질 자신이 있었지만, 어제 막상 80개를 넘기니 솔직히 힘이 들었다”며 “다행히 구속이나 구위가 떨어지지는 않았으니 차차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발로서 보직이 변경되면서 목표도 재설정됐다. 장시환은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라며 “승수는 목표가 달성된다면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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