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행복한 삶을 향하여

최재용.jpg
저는 신앙 안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만, 인간인지라 많은 경우에 물질과 감각에서 인간적 행복을 찾곤 합니다. 보다 편리한 문명의 이기라든지 살기 좋은 환경에서 행복을 찾곤 합니다. 그리고 원초적인 육감에서도 많은 기대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선 자주 허무감을 느끼거나 다른 것을 향해 더욱 정신적으로 많은 갈증을 느끼게 됨을 경험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극에 더 큰 자극을 요구받게 됩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자극적인 환각을 향해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음을 여러 보도를 통해 봅니다. 그러다 보니 마약 제조자들은 일확천금을 얻으려고 생사를 걸고 있습니다. 나라에선 인간적 욕망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익 창출을 내도록 하여 국가에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게 하고 있습니다.

중독성이 무서운 주식이나 로또 그리고 카지노와 끽연 등을 통해 회사의 발전과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여 보다 좋은 복지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평범한 많은 소시민들이 휘말려 들어가 갖가지 중독으로 힘들어하고 있음을 봅니다.

 

진정한 행복을 얻고자 하는 우리 크리스천은 예수님의 참 행복(마태 5장 3절-12절, 루카 6장 20절-23절)에서 찾고자 노력하면서도 세속주의와 물질주의에 젖어 예수님의 행복선언에는 수긍을 하면서도 이를 따르지 못하는 신앙인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불교의 석가모니께서도 욕망에서 벗어나는 길이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길임을 평생을 통해서 직접 가르쳐 주셨습니다. 조계종 승단의 대표적인 율사 월서 스님이 ‘행복하려면 놓아라’라는 글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인 ‘버리고 내려놓음’만이 행복을 안겨줌을 가르쳐주고 있는가 하면 법정스님은 구체적으로 당신의 생애를 통해서 ‘무소유’의 행복을 제시하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물질만능에 젖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끝없는 욕망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선이 무엇인가를 많은 전문가들이 그리고 사상가들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문화와 예술에 맛을 들이는 것입니다.

지금도 고전 음악을 듣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봅니다. 얼마 전 지방의 공연장에서 본 아름답고 흐뭇한 광경에 제 마음이 따뜻해 옴을 느꼈습니다. 재래시장 근처에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중년의 몇몇 부인들이 허름한 옷을 입고 무언가 보따리를 들고 연주홀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연주를 한 성악가는 그곳이 고향이었나 봅니다. 그들은 서슴없이 서로 말하더군요. 우리 고향에 저런 큰 음악가가 탄생하였다니 하면서 한편 부러워하고 한편 대견해하는 얘기를 주고받으며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 바로 이것이 행복이로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국가나 정치인들은 평범한 현대인들이 어디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지를 잘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경제발전만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돈만을 제시하면 우리 국민들은 자신도 모르게 상상할 수 없는 욕망의 덫에 빠지게 되고 맙니다. 나라의 지도자들은 국민들에게 문화와 예술 창달을 위해 더 많은 정책을 펼쳐가야 할 것입니다. 

지도자 개개인은 적어도 여러 문화 공연장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자주자주 각종의 공연장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도급에 있는 사람들이 초대장으로 그 공연장을 빛(?) 내주러 오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초대장은 평범한 것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값진 행복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재용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