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인천 당선자들의 ‘철도공약’ 허구성

인천지역 총선 당선자들의 철도 관련 공약이 현란하다. 이들의 공약이 제대로 실천되면 지역사회는 분명코 몇 년 안에 눈부신 발전과 함께 지역민들은 선진국 못지않은 교통편의를 누리게 될 것 같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금방 도시 개발이 이뤄지고, 상권이 형성돼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것 같은 착각도 든다. 그러나 이 같은 화려한 청사진을 보고도 지역민들의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유권자들을 사로잡을 것 같은 철도공약들이 충실하고 확실하게 이행될 것으로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당선자들이 쏟아낸 철도공약은 5개 철도 노선 신설 및 노선 연장이다. 철도 부설은 건설기간이 7~10년 걸리는 등 완공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막대한 건설비가 투입돼 재정 부담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재정이 열악한 인천시의 여건상 대규모 토목공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시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당선자들의 공약은 예산 확보 방안 등 구체성이 떨어져 공약이 과연 제대로 실현될지 의문이다.

당선자 13명의 선거구별 공약사항을 보면 인천 곳곳을 관통하는 광역 및 도시철도 신설 사업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억지가 많다. 우선 송도와 서울 청량리를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건설은 연수갑·을과 남구갑·부평갑 등 당선자 4명의 공약으로 가장 뜨거운 관심 사항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역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B노선의 타당성 조사 결과 수익성이 떨어져 시공되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박찬대 당선자(더민주·연수갑)는 수인선 청학역과 GTX 간 환승역 추진을, 정유섭 당선자(새누리·부평갑)는 부평역 경유를, 홍일표 당선자(새누리·남구갑)는 주안역 경유를 각각 공약하고 있다. 그러나 B노선이 사업성 때문에 건설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들의 공약은 의미가 없다.

여기에 이학재 당선자(새누리·서구갑)는 서울지하철 7호선의 청라국제도시 연장을, 신동근 당선자(더민주·서구을)는 서울지하철 5호선의 검단 연장을 공약하고 있다. 또 더민주 박남춘(남동갑)·윤관석 당선자(낭동을)는 인천지하철 3호선(서창~도림~논현~남동산단~송도)연결 및 인천지하철 2호선~KTX 광명역 연결 사업을 공약했다. 하지만 인천시의 재정 여건상 대형 사업을 한꺼번에 시행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공약의 긍정적 효과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 실천이 따르지 못할 공약은 허구이자 속임수에 불과하다. 어떤 허언(虛言)을 해서라도 당선만 하고 보자는 구시대적 행태는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