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차를 마시는 습관은 곧 건강 중독입니다. 차를 통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은 “우리 국민이 이왕이면 몸에 좋은 차(茶)를 마시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면 그것이 곧 행복”이라며 “선인들의 지혜와 예가 담긴 전통 차(茶)를 접한다는 것은 인성과 건강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차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최 이사장은 “오늘의 규방다례(閨房茶禮)는 조선시대 사대부의 부녀자들이 방에서 차 다루는 법을 배우고 손님을 맞아 정중히 예를 갖춰 대접하는 예절을 새로이 정립해 복원한 것으로 한국차문화협회를 통해 국내는 물론 일본 등 외국에까지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차(茶)는 정신과 몸을 맑게 하고, 이렇게 키워지는 다심(茶心)은 세상의 모든 미움을 지우고 화합으로 이끈다”며 “이처럼 이로운 우리 전통 차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Q 지난 3월 17일 일본 교토에 한국차문화협회 교토지부를 개설했다. 어떤 의미가 있나.
A 일본은 세계적으로 전통 차 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 중의 하나이며, 그만큼 자부심도 높다. 특히 교토는 우리나라의 경주처럼 일본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이다. 그런 도시에 우리 차문화지부가 설립되고 규방다례 교육이 이뤄진다는 것은 우리 차 문화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한국인 3세 조화미 한국차문화협회 교토지부장은 지난 2000년부터 한국의 전통 차 문화를 공부한 지 14년 만인 2014년에 그가 찾던 규방다례를 접하고, 1년 동안 한국과 일본을 자비로 오가며 이론과 실기를 익혀 1급 전문사범 자격증을 취득했다. 조 지부장을 비롯한 교토지부 회원에게 고맙고,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대표 전통차로 선택받은 규방다례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Q 일본 교토지부 개설을 계기로 외국지부 추가 개설 계획이 있는지.
A 이번 교토지부는 국내 26개 지부에 이어 외국에는 처음으로 개설된 27번째 지부이다. 교토지부는 조 지부장의 한국 차 문화에 대한 열정과 지부 개설 요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내 차 문화의 여러 가지 주변 사정상 단기간 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차문화협회와 교류해온 미국 LA와 지인이 있는 태국 등 인연이 닿는 곳을 시작으로 해외 지부 설치를 추진하겠다.
Q 커피와 디저트 등 자극성 음식들이 마치 문화적 트렌드처럼 우리 생활공간을 파고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전통 차 문화 확산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A 우리 차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이다. 커피와 술 등에 중독되면 건강을 해치지만, 우리 차에 중독되면 건강을 지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어릴 적부터 우리 차에 중독되면 어린이들의 피부 아토피 문제가 해결된다. 우리나라가 잎 차를 즐겨 마실 수 있는 것은 큰 축복 중의 축복이다.
잎 차는 우리나라 금수강산에서 나는 좋은 물과 좋은 잎 차가 반드시 있어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 미네랄이 많이 포함된 유럽 등지에서는 담백한 잎 차를 마실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맛이 강한 커피나 홍차 등을 마신다. 우리나라는 더 많은 국민을 우리 차에 중독 시킬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타고난 셈이다.
Q 우리 차의 건강학이 나름 이해가 되긴 하지만, 인스턴트 식품에 입맛이 길들여진 학생과 젊은이에게는 그래도 생소할 것 같은데.
A 우리 차를 접해본 다인(茶人)들은 그 가치와 의미를 잘 알고 있지만, 차를 접는 과정이 어렵고 느리다. 앞으로는 재미있고 맛있게 차를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차문화 보급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차가 현대사회의 젊은이에게 접근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우리 차의 전통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세계의 다양한 블랜딩 차, 홍차 등을 접목시키는 것도 구상의 일환이다. 또 재미있고 과학적인 세계의 차 기구(실리콘으로 만든 캐릭터 차 기구 등) 등을 이용해 동·서양의 차 문화를 함께 알려 나간다면 충분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1차로 젊은이들의 차에 대한 접근성을 유도하고, 2차로는 우리 차를 마시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젊은이들도 일단 우리 차를 마시게 되면 생각이 달라지고, 그 생각을 곧 ‘건강 중독’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최 이사장(오른쪽 두번째)이 한국차문화협회 일본 도쿄지부 회원들과 함께 일본의 차 업체인 후쿠즈엔(福壽園)에서 올해 첫 찻잎을 따고 있다.
Q 다인(茶人)들이 아무리 열정을 갖고 자발적으로 차 문화 확산에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도 민간 차원의 노력에는 제도와 재정 등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어 보인다. 사회단체와 정부, 자치단체 등이 함께할 수 있는 정책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
A 다인(茶人)들이 사재를 모아 자발적으로 차 문화 보급 활동을 하고 있지만 차 문화가 범사회적으로 자리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달 다녀온 일본만 해도 도심 곳곳에 차를 마실 수 있는 다실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디에도 차 문화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립공원이나 박물관 같은 공공시설에 우리 차를 소개하고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면 자연스럽고 빠르게 차 문화를 확산해 나갈 수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사회적으로도 문화분야에 후원할 수 있는 기업이나 단체가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Q 평소에 어린이들의 조기 차 문화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A 어린이들의 인성과 건강이 바로 특별한 이유이다. 어린이들이 다례를 익히고 한잔 두 잔의 차를 마시는 순간순간마다 어린이들의 좋은 인성이 몸에 배어든다.
건강 또한 인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예전에는 어린이들의 아토피가 없었지만, 현대에 와서 음식이 달라지면서 아토피가 급증하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차를 가까이하는 것은 평생 건강을 지켜나가는 초석이 되는 셈이다. 좋은 차를 마시고 몸이 건강해지는데 아니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교육 비용도 협회에서 지원해 무료이다.
Q 얼마 전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느꼈으며, 현재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A 지난 1년은 한 마디로 반성의 시간이었다. 솔직히 취임 당시에는 얼떨결에 이사장을 맡았지 않았나. 초대 이사장이신 어머니(故 이귀례 규방다례보존회·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가 일생을 바쳐 하시던 일을 내가 맡지 않으면 끊겨버릴 것 같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받아들였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부족함을 느꼈다. 어머니 열정을 따라가기 어렵다. 조금 더 열정적으로 해야 하지 않나 반성을 많이 했다. 어머니가 이렇게 많은 것을 이루시는 동안 좀 더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한 것도 가슴 아프고 후회스럽다. 현재의 할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앞으로 할 일은 차 문화 보급을 통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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