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1일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6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선발 김광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kt wiz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에이스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인 것이다. 김 감독은 “광현이가 준비를 많이 했다. 오늘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광현도 단단히 벼른 모습이었다. 지난해 kt와의 다섯 차례 만남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한 그였다. ‘올해는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표정에서부터 고스란히 드러났다.
하지만 kt의 방망이는 생각 이상으로 매서워져 있었다. kt는 김광현을 상대로 4.2이닝 동안 홈런 2방 포함 9안타를 터뜨리고 7점을 뽑았다. 포문은 지난해 SK에서 이적해 온 김연훈이 열었다. 김연훈은 0대0이던 2회초 2사 1루에서 김광현의 147㎞ 직구를 밀어쳐 선제 투런 홈런을 쏴 올렸다. 카운트 펀치는 포수 윤요섭의 몫이었다. 4대4로 맞선 5회초 2사 2루에서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두들겨 역전 2점 아치를 그렸다.
대포 2방에 김광현은 휘청댔다. 허공을 향해 한숨을 깊게 내뱉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후 kt 김사연과 박기혁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1점을 더 헌납한 김광현은 결국 김연훈의 타석 때 채병용과 교체됐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김광현의 표정은 자존심이 상한 듯 잔뜩 굳어 있었다.
상대 에이스를 조기에 무너뜨리며 승기를 잡은 kt는 7회 1점을 더해 8대4로 이겼다.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조범현 kt 감독은 “타자들이 골고루 자기 역할을 잘 해줘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kt 선발 슈가 레이 마리몬은 6이닝을 4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3회말 SK 헥터 고메즈에게 3점 홈런을 맞고, 4회말 박재상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팀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를 챙겼다. 마리몬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파이팅을 보여줘 힘을 얻었다”며 “덕분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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