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건설현장의 안전의식이 미흡하다. 급증하는 항공 수요에 대비하고 주변 공항과의 허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인천공항 3단계 확장공사(2009~2017년까지 5조원 투입)의 불안전한 설계 및 부실시공 등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사원이 며칠 전 인천공항 건설사업 추진 실태에 대해 내놓은 감사 결과를 보면 건설업계의 고질병인 안전 불감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감사원은 우선 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제2여객터미널까지 연결하는 6.4㎞의 지하철도 공사 과정에서 과도한 굴착으로 1개 구간의 지반침하가 발생한 사실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토량 배출량이 과다할 경우 활주로 등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항공기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4년엔 제3활주로 남측하부 계기착륙장치 유지관리 도로 6곳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났으며, 공사구간을 1천377개 측점구간으로 나눠 점검한 결과 95곳에서 과도한 굴착이 발생했다. 제3활주로 구간의 경우 지표 침하량이 허용 침하량을 모두 초과한 걸로 확인됐다.
또 감사원은 공항입구 분기점에 설치된 교량이 부실 시공된 사실도 적발했다. 기존 교량을 2차선에서 3차선으로 2.28㎞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 중인데 15개 지점에서 교량을 떠받치는 거더 보강재의 응력(하중을 버틸 수 있는 저항력)이 설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거다. 이 때문에 운행 차량이 증가하면 구조물 변형으로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 밖에 감사원이 3단계 건설 사업에 사용된 6개종의 레미콘용 골재에 대한 품질시험을 의뢰한 결과 점토 함유율이 KS기준을 2.6배 초과한 걸로 나타나 KS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까지 인천공항공사가 납품받은 불량 레미콘은 전체 공사에 필요한 레미콘의 39.3%(92만9천154㎥)에 달한다.
그동안 부실 공사로 인한 대형 참사를 보고서도 재난의 무서움을 깨우치지 못하고 무신경 상태에 빠져있는 시공자들의 안전의식이 한심스럽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안전 점검 및 감독 업무도 허술한 적이 없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관계당국과 감리자 등이 이제까지 어떻게 점검 지도해 왔기에 부실시공이 진행됐는지 의아스럽다. 당국은 이번 감사에서 적발된 부실시공이 설계기준에 맞게 개선 보완되도록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3단계 사업이 대규모 복합공사인 만큼 주도면밀한 감독 감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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