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의 여야 싸움이 국회를 꼭 빼 닮았다. 인천시의회는 지난 2월 23·24일 ‘재산매각 상황과 특수목적법인(SPC)조사특별위원회’를 열고 인천아트센터 등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교통공사 등이 지분 출자한 SPC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특위가 인천터미널 부지와 송도6·8공구 토지 매각과 관련한 특혜 및 부실 매각 등 의혹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에선 여야의 굽히지 않는 네탓 공방으로 특위가 볼썽사나운 정쟁 마당이 되고 말았다.
여야 싸움은 이미 지난 2015년 9월 조사특위를 구성할 때부터 예견됐었다. 당시 소수당인 새정연 의원들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조사특위 구성 의도가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같은 당 출신 송영길 전 시장을 흠집 내려는 것이라며 특위 구성을 반대했었다.
문제의 부동산들은 2012년 당시 송영길 시장이 시 재정난 타개책으로 매각했다. 인천터미널 부지(9만7천300여㎡)는 9천억 원을 받고 롯데에 매각했는데 일각에선 헐값에 팔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송 시장은 매각 공로를 이유로 담당 직원을 되레 특별우대 승진시키기도 했다. 또 송도6·8공구 토지(34만7천㎡)는 교보증권에 토지 리턴제(환매)를 조건으로 8천520억 원에 팔아 부실 매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위는 이날 시유지 매각과 관련 송 전 시장과 서해동 전 평가조정담당관을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청했지만 일신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의혹 규명은커녕 특위 여야 위원들이 자당 출신 시장 입장만 옹호하는 공방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새누리당 특위 위원들은 송 전 시장이 주도한 수의계약에 의해 롯데가 터미널 부지를 매입하면서 특혜를 받았고 시는 500억 원을 손해 봐, 시 재정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당 특위 위원들은 당시 공무원 임금 지급도 밀릴 정도로 시 재정이 어려워 취한 고육지책이었다고 강변했다. 그리고 이는 전임 안상수 시장(새누리당)의 재정파탄이 도화선이 됐다며 반박했다.
또 송도6·8공구 매각과 관련 새누리당 특위 위원들은 송 전 시장이 토지 리턴 조건으로 교보증권에 팔아 교보증권이 3년 후 환매권을 행사함으로써 800억 원의 이자 지급 등 재정 손실이 발생, 시 재정난을 더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당 위원들은 이 역시 전임 안 시장의 재정파탄 때문에 기인된 것이라며 송 전 시장을 옹호했다. 이 같은 여야의 자기편의적 공방은 진실 규명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모적 논쟁으로 여야 관계만 악화될 뿐이다. 특위 위원들은 이제 정파 싸움을 지양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특위 구성 목적에 부합하는 결론을 도출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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