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의 승기하수처리장 악취공해가 심각하다. 사시장철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생분뇨와 생활하수 및 공장폐수 악취에 시달려온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 폭발하고 있다. 승기하수처리장은 송도국제도시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악취의 발원지로 악명 높은지 오래 됐다. 이 지역의 악취공해 문제가 최대 민원 대상으로 수년째 주요 현안이 되었는데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건 공해방지에 대한 인천시의 의지가 약한 탓이 크다.
지난 1995년 준공된 승기하수처리장은 하루 27만5천t의 생활하수 처리용량을 갖춘 시설이다. 인천의 13개 하수처리장 중 가좌하수처리장(1일 처리용량 35만t)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승기하수처리장이 들어설 당시만 해도 입지조건은 바다와 인접한 인천의 최남단 육지였다. 하지만 이후 갯벌과 바다를 매립해 송도국제도시가 조성되면서 시가지가 하수처리장을 둘러싼 모양새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남동산업단지의 공장폐수 유입과 2014년부터 생활하수와 함께 가정에서 배출되는 분뇨가 직접 유입되면서 시설이 급격히 노후화되고 처리용량이 넘쳐 인근 주민이 악취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하수처리시설의 경과연수가 21년으로 재건설 기간까지 고려하면 법적 내구연한인 30년이 다 되는데다, 슬러지 처리시설은 내구연한 20년을 초과해 고농도 악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연수구가 인천시에 승기하수처리장의 재건설을 촉구한 건 당연하다.
환경부가 지난해 상반기 전국 하수처리장을 점검한 결과 승기하수처리장의 폐수 오염도가 전국에서 제일 높은 걸로 밝혀졌다. 환경부는 고농도 폐수가 유입되는 승기하수처리장의 COD(화학적 산소 요구량)가 L당 1천618.5㎎(6월1일 기준)이나 된다고 밝혔다. 이는 폐수 오염도가 심한 부산 강변하수처리장(253.9㎎)의 8배, 대구 달서천하수처리장(527.1㎎)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국 하수처리장 중 최악이다.
인천환경공단은 그동안 악취 민원이 계속 제기 되자 2014~2015년 하수처리장 8곳에 탈취설비를 설치하고 악취가 발생하는 공정에 대한 개선 공사도 병행했다. 하지만 악취는 여전하다. 하수처리시설이 지상에 있어 근원적 해결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수처리시설의 지하화 및 친환경화가 급선무다. 인천시는 2022년까지 3천200억 원을 들여 재건설을 추진한다지만, 아직 구체적 방안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시 당국은 계획 연도를 대폭 앞당기고 속히 사업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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