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3선 중진인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63·계양 갑)이 내년 총선 불출마의 어려운 선택을 했다. 사실상 출마 포기다. 소속당의 공천을 받아 선거에서 당선되는 게 최대 목표인 정치인으로선 출마 포기는 쉽지 않은 결단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의 행적 등 여러 정황상 그런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될 불가피성도 존재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불출마 선언을 접한 지역 민심은 그의 결정을 용단이라고 격려하기보단 오히려 싸늘하기만 하다.
신 의원은 입법 비리 혐의로 지난 해 9월 불구속 기소돼 오는 2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그는 같은 당 소속 의원 2명과 함께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현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이름에서 ‘직업’자를 빼면 정규대학으로 보일 수 있으니 ‘직업’자를 빼고 이름을 지을 수 있도록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을 개정해달라는 입법 로비와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다.
그런데도 그는 지난 10일 불출마 선언을 하며 엉뚱한 말을 남겨 어리둥절케 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이 절실하게 느껴진다”며 “남은 기간 민주주의 발전과 검찰 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의해 기소된 것만으로도 조신하고 자숙해야할 처지에 되레 검찰 개혁을 하겠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불출마 선언을 희석시킬 뿐이다. 입법권 농락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필요하다.
신 의원 측근은 “그가 1심을 거쳐 3심을 고려하면 무리해서라도 총선 출마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혼란스런 당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 서둘러 불출마를 결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1심 선고 결과와 관계없이 출마를 포기했다는 거다. 그렇다면 검찰 개혁 발언을 왜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는 이날 불출마 선언을 하며 이런 고백도 했다. “우리 당이 집권하는 데 과연 내가 필요한 사람이며, 그런 능력이 있는지 반성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젠 더 나은 인물에게 자리를 양보할 때라고 결심하게 됐다”고 불출마 선언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3선 의원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도대체 무얼 했으며, 인천출신으로서 인천지역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을 얼마나 향상시켰는지 반성 한다”고도 했다. 뒤늦은 깨달음이긴 하나 깊이 자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지금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65·인천 중·동·옹진)역시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받고 오는 24일 대법 선고를 앞두고 있다. 신 의원의 고백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에게 경고의 울림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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