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블랙’이냐… 새 투수냐

재계약 성사시 핵타선 완성되지만 마운드 강화 위해선 새 용병 절실

프로야구 kt wiz 팬은 요즘 두 부류로 나뉜다.

‘댄 블랙과 재계약을 해야 한다’는 쪽과 ‘새로운 투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댄 블랙은 이번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kt의 ‘복덩이’였다. 6월 초까지 11승43패에 허덕이던 kt는 스위치히터인 댄 블랙이 가세한 뒤 41승1무48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조범현 kt 감독이 “우리 팀은 댄 블랙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할 만했다.

 

부진했던 투수 앤디 시스코를 대신해 합류한 댄 블랙은 4번 타자로 뛰며 타율 0.333, 득점권 타율 0.291, OPS(출루율+장타율) 0.989로 활약했다.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기존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3번)와는 중심 타선을 이뤄 121타점을 합작했다. kt 팬들은 타석에서 ‘빵, 빵’ 터뜨려주는 이들 콤비를 가리켜 ‘마블 듀오’라 부르며 열광했다.

 

이미 재계약 의사를 본인에게 전달한 댄 블랙과의 재계약이 성사된다면 내년 kt의 타선은 그야말로 ‘핵타선’이다. 기존 이대형, 마르테, 김상현, 박경수에 스토브리그에서 영입한 유한준, 이진영, 여기에 댄 블랙까지 가세한 라인업은 말 그대로 거를 타순이 없다. 리그를 통틀어도 이만한 무게감을 지닌 타선은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즉, 리그 정상급 ‘화력’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마운드다. kt는 현재 슈가 레이 마리몬, 트래비스 밴와트를 외국인 투수로 낙점한 상태다. 남은 빈자리는 국내 투수들로 채워야 하는데, 과연 이들이 제 몫을 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시즌에는 정대현, 엄상백, 정성곤 등이 선발로 나섰지만,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모두 5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좌완 정대현과 우완 엄상백이 가능성을 보였다고는 하나, 비시즌 얼마나 성장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kt는 댄 블랙과의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투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에스밀 로저스와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190만 달러에 계약한 한화 이글스, 헥터 노에시와 170만 달러에 도장을 찍은 KIA 타이거즈처럼 거액을 투자할 방침도 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에 로저스나 노에시 같은 대형 투수가 더는 남아있지 않다는 게 kt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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