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이없이 당한 인천 마사지업소 화재참사

또 안전의식 미흡으로 당한 화재참사다. 지난 6일 4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의 마사지업소(계양구 용종동)화재사건은 안전의식을 가볍게 여기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어이없는 사고였다. 동인천 호프집과 강화 캠핑장 화재 등 대형 참사를 수없이 겪고도 아직 안전 불감증을 고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무딘 감각과 무책임이 한없이 통탄스럽다.

정확한 화인은 조사결과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현상만으로도 의문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마사지업종이 행정당국의 인·허가를 받지 않고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으로도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마사지업소들이 경찰의 단속과 소방당국의 점검 사각지대에서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 거다. 화재가 난 마사지업소도 경찰 단속이나 소방당국의 점검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걸로 알려졌다.

특히 마사지업소들이 성매매와 퇴폐행위 등 업태를 위반하고 있는 건 비밀 아닌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문제의 업소도 성매매 알선 행위가 빈번하다는 소문이 은연 중 퍼져 있었는데도 불과 150m 거리에 있는 경찰서에서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건 쉽게 납득할 수 없다. 물론 경찰은 화재 발생 후 마사지업소 업주 A씨(40)를 성매매 알선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지만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그동안 숱한 대형 참사를 보고서도 재난의 무서움을 깨우치지 못하고 무신경 상태에 빠져 업태위반 등 불법행위를 일삼아온 업주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문제의 마사지업소는 173㎡ 규모로 내부가 협소하고 방·대기실·창고 등 ‘ㄷ’자 형태의 복도로 연기가 차면 비상계단을 찾기 어려운 구조다. 평소 퇴폐영업을 해온 해당 업소 업주가 만일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내부 구조를 미로처럼 복잡하게 만든 걸로 소방관계자는 보고 있다. 이같이 버젓하게 간판을 내걸고 방화 무방비 상태에서 다중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음에도 그동안 소방점검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해할 수 없다.

이처럼 문제의 업소는 경찰의 단속과 소방당국의 점검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각(死角)의 업소였다. 그야말로 모든 게 무방비 그대로다. 이쯤 되면 경찰과 소방당국이 왜 존재해야 되는지 이유를 알 수 없게 된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중 이용업소 전반에 대한 재점검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자유업으로 분류된 마사지업종을 관리 감독할 법적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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