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연기를 반복해온 인천공항(영종)자기부상열차의 안전성에 깊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영종 자기부상철도는 국가연구개발 실용화 사업으로 지난 2010년 정부와 인천시·인천국제공항공사가 4천149억 원을 들여 추진해왔다. 우선 1단계 구간인 인천공항역과 용유역을 잇는 6.1㎞(6개역)시설 공사가 이미 2012년 8월 끝났으며, 앞으로 2020년까지 2단계 구간 9.7㎞(차량기지~국제업무지역)와 3단계 구간 37.4㎞(국제업무지역~인천공항) 등 공항과 국제업무지역을 순환하는 노선(54.2㎞)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기부상열차는 전기로 발생된 자기력(磁氣力)으로 레일에서 낮은 높이로 부상, 바퀴를 사용하지 않고 움직여 소음이 거의 없고 승차감이 좋을 뿐 아니라 마모되는 부품이 없어 유지보수비가 적게 드는 게 장점이다. 열차가 본격적으로 운행되면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자기부상열차를 상용화하는 나라가 된다. 기술 수출도 기대된다.
하지만 초장부터 일이 꼬였다. 지난 2012년 11월부터 시작된 1단계 구간에 대한 시운전 과정에서 각종 오류가 발생, 공사가 끝난 지 3년이 다되도록 수차례 개통 연기를 되풀이 하며 시험운행만 하고 있으니 안전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13년 관계기관의 합동점검 결과 무려 585건의 결함이 발견돼 그동안 564건을 보완했으나 나머지 21건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2년여에 걸친 보강작업 결과가 이 정도다.
미결된 주요 하자는 초속 17.1m의 강풍에 부상열차가 8㎜ 이하로 내려앉는 현상이 나타나고, 비올 때나 안개 낄 때 전력이 차단되며, 정위치 정차 오류와 관제-차량 간 운행정보가 불일치하는 것 등이다. 하나같이 안전과 직결된 결함들이다. 그런데도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사업단’ 등은 미흡한 점은 인정하지만, 운영과정에서 모두 보완할 수 있는 미미한 사항이라며 ‘선 개통-후 보완’을 주장해왔으니 그들의 안전의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하자를 완전 보완한 후 개통을 주장해온 인천공항공사와 위탁운영자인 인천교통공사는 내년 3~4월까지 하자 보완을 끝내고 준공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동안의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계획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대중교통 시설은 아무리 최신 기술로 설치되더라도 기계자체의 결함으로 이용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등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그런 시설물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자기부상열차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많지 않은 첨단기술을 국내서 최초 개발하는 만큼 한 치의 오차 없이 100% 완벽한 안전 상태에서 개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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