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잘하는 창업이란

최원우.jpg
지난달 ‘왜 창업인가’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는데 독자분들이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기고 이후 지인으로부터 질문을 들었다. “그래서 창업이 좋은 것을 알기는 하겠는데 뭘 어떻게 해야 잘하는 창업이 되는 건데?”

 

그래서 오늘은 잘하는 창업이라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한다.

 

다소 뜬금없지만 필자는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다. 가능하면 잘 챙겨보는 편인데 요즘 본 영화 중에 ‘마션’이 기억에 남는다. 오늘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영화와 더불어 한국 스타트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마션’의 내용은 요약하자면 화성 탐사 중 사고로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의 생환 스토리이다.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이 사실적이고 주인공 또한 위트가 넘치는 캐릭터여서 흥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성공했냐고? 그건 직접 확인해보기 바란다.)

 

그런데 도대체 이 영화가 스타트업이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지?

내 얘기를 들어주길 바란다. ‘화성에서 일어난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을 ‘창업 과정에서 일어나는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창업 기업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해보자. 억지일지도 모르지만 필자는 영화를 보는 내내 창업기업의 현실이 바로 저게 아닐까 싶었다.

 

물과 산소, 식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버텨 내야 하는 긴 시간을 두고 고민하는 주인공인 마크 와트니는 흡사 한정된 돈과 인력을 가지고 성공해야만 하는 창업기업주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지식을 총동원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모습은 자못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물론 전문가로서의 자신의 지식을 다 쏟아붓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이 오늘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잘하는 창업에 대한 내용은 아니다.

필자가 주목한 것은 그를 구해내기 위해 동원된 전 지구적인 전문가 집단들과 여러 가지 위험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탐사대원들의 모습이었다.

 

눈치 빠른 독자들이라면 이미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단 하나의 성공창업조건을 꼽으라면 바로 ‘팀 빌딩’을 꼽고 싶다. 창업은 생각보다 외롭고 힘든 여정이다. 나사에서 동원된 수많은 전문가와 탐사대원들은 마크의 팀원이라고 볼 수 있다. 서로 가진 재능과 지식을 동원해서 가장 바람직한 로드맵을 그려내면 마크는 그것을 실행한다.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말이다. (물론 마크는 화성에 있었기 때문에 ‘진짜로’ 맞대지는 못했다.)

 

유달리 오너기업 정서가 강한 한국에서 팀 빌딩을 하고 그 권한과 책임을 나눠 가지기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가 지켜본 성공 창업기업들은 강력한 팀 빌딩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때론 서로 견제 역할도 하면서 CEO가 쓰러지지 않게 도와주는 그들의 모습은 ‘마션’보다도 감동을 자아냈다. 

홀로 창업하려 한다면 한 번만 한숨 돌려보기 바란다. 나의 비전을 함께 나누고 발전시켜갈 누군가가 있다면, 당신의 창업은 한층 ‘지구’에 가까워져 있을지도 모른다.

 

최원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