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초등학생들의 통학길이 매우 위험하다. 인천시교육청이 지역 내 238개 초등학교에 대해 취학아동과 수용능력 및 통학거리 등을 감안해 설정한 입학구역(통학구역) 상당수가 보행환경이 극히 불량해 교통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인발연)이 최근 발표한 ‘미래형 인천교육여건 조성을 위한 연구’ 제2차 중간보고를 보면 위험한 통학로를 곡예 하듯 다니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안쓰럽고 걱정된다.
보고서는 학생들이 등하교 할 때 왕복 6차선 이상 도로를 횡단하거나, 왕복 4차선 이상 도로를 2번 이상 횡단하고, 철로를 건너야 하는 등 통학 편의성과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통학구역이 전체 238개 중 88개(36.2%)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중 중구 신광초교를 가려면 왕복 6~8차선 도로를 2회 이상 건너야 하고, 동구 창영초교는 왕복 6차선 도로를 횡단하거나 철로를 건너야 한다.
실제로 중구 A초등교를 다니는 B군(7)은 석정로 등 왕복 6~8차선 도로를 3번이나 건너야 한다. 특히 B군이 등교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숭의 로터리는 6거리로 혼잡해 연간 5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위험지역이다. 이러니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 놓고도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는 거다.
이처럼 상당수 통학구역의 등하굣길이 위험한 건 교육청 당국이 입학구역을 설정할 때 학교의 학생 수용능력 등 교육환경을 1차로 고려하기 때문에 자연히 학생의 통학 편의성과 안전성이 2차로 밀린 결과다. 물론 일선 학교가 학생을 적정하게 수용해서 좋은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 학생들이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에 산재한 위험요소들을 모르는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 주변 곳곳을 살펴보면 어느 것 하나 안심할만할 것이 없지만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에 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은 야박하다 못해 비참할 정도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집중력이 부족하고 생각이 단순하며 상황판단이 민첩하지 못한데다 체력이 약해서 돌발 사태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안전한 통학로를 이용, 학교를 다니게 하려면 현행 통학구역을 재조정해야 한다. 인발연도 안전 부적합 통학구역 88곳 중 24곳은 구역 재조정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학구역 재조정이 어려운 학교는 스쿨존을 확대하고 교통안전 시설을 확충하는 등 학생 안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