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설(說)은 대략 이렇다.
7ㆍ30 재보선 후유증 설이다. 남 지사는 김 의원을 원치 않았다. 대신 비례대표인 아무개를 밀었다. 그런 앙금 속에 김 의원이 당선됐다. 그리고 등원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19대 국회가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는 이유 중 하나가 국회선진화법이 국회식물화법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선진화법은 남 지사가 만들었다. 싸우지 않는 정치를 향한 그의 역작이었다. 그런데 남도 아닌 지역구 후임이, 등원 일성으로 그 작품을 건드린 것이다.
지역구 인사 홀대설도 있다. 수원 팔달구(병)는 남 지사의 20년 텃밭이다. 자신과 함께 하던 인사들이 많다. 이들을 챙겨달라고 김 의원에 부탁했다. 그런데 김 의원이 대부분 들어주지 않았다. 자신만의 인사로 자신만의 진용을 꾸렸다. 도(道)로 떠난 남 지사에겐 빚으로 남았다. 대신 이때부터 ‘남 지사 사람들’을 챙긴 이가 도의원 아무개였다-아무개 도의원은 현재 김 의원의 대항마로 팔달구에 등장해 있다-. 챙겨 받지 못한 이들의 불만이 깔려 있다.
팔달 경찰서 유치 갈등설도 나온다. 오원춘 살인 사건이 난 곳이 팔달구다. 치안 부재에 대한 지역민의 요구가 크다. 그래서 경찰서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김 의원에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내야 할 정치적 역점 사업이다. 여론몰이를 위해 궐기 대회도 하고 서명 운동도 하고 있다. 당적이 다른 염태영 시장도 공동 추진 위원장을 맡아 도와주고 있다. 그런데 남 지사의 성의가 보이지 않는다. 한 번쯤 들러 힘을 보태줄 만도 한데 곁을 주지 않는다.
시책추진비 갈등설은 요사이 나온다. 김 의원이 요청해놓은 도비(道費)는 20억원이다. 동수원고가차도ㆍ우만고가차도 방음벽 설치, 팔달구민 생활체육센터 보수예산 등이다. 지역민 앞에 내보여야 할 김 의원의 약속들이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록 돈이 나오지 않는다. 그사이, 아무개 도의원이 요청한 도비 5억원은 즉시 지원됐다. ‘도비 5억원 확보’라는 도의원의 문자가 지역에 뿌려졌다. 졸지에 김 의원만 ‘도비도 못 가져오는 무능력자’가 됐다.
한번 보자.
남경필 도지사는 5선(選)에 경기도지사다. 김용남 의원은 초선(初選)에 팔달구 국회의원이다. 정치적 중량에서 비교가 안 된다. 사실 ‘갈등’이라고 표현할 게재도 아니다. 나도는 설의 어법(語法)에서도 그런 차이가 묻어난다. ‘남 지사가 김 의원을 정리하려 한다’ ‘남 지사가 김 의원을 외면하고 있다’ ‘남 지사가 김 의원 대타를 투입시켰다’…. 대부분 남 지사가 주어(主語), 김 의원이 목적어(目的語)다. 여론이 둘을 절대 강자와 절대 약자로 보고 있음이다.
이러니 피해자는 남 지사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이다. 그의 정치 20년의 근원은 화합과 통합이다. 그의 국회선진화법이 지금은 욕을 듣지만, 해머와 최루탄이 난무하던 입법 당시를 생각하면 평가는 달라진다. 도지사 취임부터는 아예 화합의 전도사로 통한다. 내 몫을 크게 떼어 야당에 줬다. 부지사도 줬고 산하단체장도 줬다. 결국, 남 지사는 지금 경기도라는 텃밭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광야로 옮겨심을 화합의 묘목을 키워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텃밭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화합ㆍ통합과 거리가 먼 갈등ㆍ충돌이라는 구멍이다. 구멍의 모양새도 여간 흉하고 어색하지 않다. 20년 정치 고향을 물려준 후임과의 갈등이다. 4선(選)이나 낮고 5세(歲)나 어린 정치 후배와의 잡음이다. 5선의 거물 답지 않고 1천300만 도민의 대표답지 않다. 5천만 국민을 끌어안겠다는 대통령 후보자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다. 이쯤 됐으면 받아줄 거 받아주고, 내어줄 거 내어주면서 끝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아무리 봐도 김 의원이 그런 위치에 있는 것 같지는 않고…. 품는 것도, 보듬는 것도, 끝내는 것도 다 남 지사가 해야 할 일로 보인다.
[이슈&토크 참여하기 = 南 지사·김용남 의원 갈등說이…]
김종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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