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공에 느려진 방망이 kt, 두산 유희관에 완패

정대현 초반 무너져… 0대11 패

▲ 아웃이라니…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kt와 두산의 경기. 4회초 무사 1루에서 kt 앤디 마르테가 두산 오재원에게 태그아웃 당한 뒤 1루 송구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즌 9번째 경기가 펼쳐진 15일 서울 잠실구장.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두 팀의 대표 좌완투수가 맞대결을 펼쳤다. ‘토종 에이스’ 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의외로 초반에 갈렸다.

kt 정대현은 이날 1이닝 만에 2실점하고 강판되면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2번째 승리를 챙긴 두산 유희관에 완패했다. 시작부터 제구가 잡히지 않은 게 화근이 됐다.

1회말 두산 선두타자 민병헌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정대현은 후속 정수빈 타석 때 견제 실책을 범해 무사 2루 위기를 맞았다. 이 고비에서 정대현은 정수빈을 내야땅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리는가 했지만, 김현수와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맞고 2점을 헌납했다. 1회를 힘겹게 마친 정대현은 엄상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 수는 19개였다.

패전투수가 된 정대현은 시즌 7패(4승)째를 떠안았으며, 평균자책점이 3.66에서 3.84로 올랐다. 반면 유희관은 시속 100㎞ 미만의 커브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kt 타선을 압도했다. 7회까지 삼진을 1개 밖에 솎아내지 못했으나 맞춰 잡는 효율적인 투구 속에 5안타와 1볼넷만을 허용했다.

선발 싸움에서 밀리자 승부의 추는 급격히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kt는 엄상백을 비롯해 심재민, 주권, 김민수 등 불펜요원을 5명이나 가동해봤지만, 분위기를 뒤집는 데에는 끝내 실패했다.

엄상백이 0대2로 뒤진 4회 무사 1루에서 두산 오재원에게 투런포를 맞고 강판됐으며, 심재민은 6회 1사 2루에서 김재호에게 적시타를 허락해 1점을 더 내줬다. 심재민에 이어 등판한 주권도 김현수(2점)와 로메로(1점)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kt는 6회에만 6점을 허용하며 0대11로 크게 졌다.

이날 패배로 kt는 3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시즌 57패(28승)째를 당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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