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한 선교사가 있었다. 그 선교사는 그 지역에 이름 모를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들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것은 자신의 몸에 세균을 넣고 면역체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그는 세균을 자신의 몸에 넣고는 미국의 ‘존스 홉킨스’ 대학에 갔다. 드디어 그는 자신의 몸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그 세균에 대한 면역체를 개발하게 하였다.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후로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통증은 점점 더 심해갔다. 결국 그 선교사는 병원에서 숨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 희생의 결과로 질병의 면역체를 만들 수 있었고, 그것으로 동남아시아의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을 살리게 되었다.
요즘 ‘메르스’로 인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동에서 시작된 이름조차 생소한 전염병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더 강력하게 퍼져나가며,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조금이라도 열이 나거나, 기침이라도 할라치면 ‘나도 메르스가 아닌가?’ 불안하기만 하다.
또한 발병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라치면 왠지 거북스럽다. 심지어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로는, 한 편의점 점주는 낙타로부터 전염된다는 이 질병의 예방을 위하여 ‘Camel’이라는 이름의 담배 판매를 중단했다는 실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도 있다.
신문의 지면이 ‘메르스’로 도배되어 한동안 발행되더니, 이젠 한 풀 꺾인 듯하다. 어찌했던 온 나라가 ‘메르스’ 광풍이다. 그 광풍에 안전과 평화가 깨지고, 불안과 공포가 온 나라 뒤덮고 있다.
그런데 그 ‘메르스’의 불안과 공포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음에 생각이 멎는다. 그 누군가 한 사람의 감염으로 인해 정부에서 관리와 대처를 잘하지 못해 온 나라로 퍼졌다고 한다. 그 한 사람만 잘 관리했다면 185명의 확진자의 두려움과 고통, 33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그러나 반대로 한 사람의 희생으로 많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슈퍼 전파자가 온 나라에 질병의 두려움을 안길 수 있듯이, 한 사람의 긍정과 웃음의 슈퍼 전파자가 앞선 동남아시아의 선교사와 같이 온 나라를 따뜻하고 희망적인 나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어떤 매체를 통하여 ‘이 나라가 살만한 나라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질문에 망설이며 대답을 주저하던 필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과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가득하다. 그 설문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살만한 나라이기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살만한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행복한’ 모습이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나 때문에 행복할 수 있는 가정, 나 때문에 따뜻한 사회와 나라를 만들어 간다면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나로부터 시작된 희망과 행복, 따뜻함을 만들어보자. 그 시작은 미약할지 모르나, 분명 나중은 창대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한 사람의 ‘메르스’ 감염자가 ‘나 한 사람쯤이야.’ 하는 자세로 하게 될 때, 그 한 사람이 슈퍼 전파자가 되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불행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나 한 사람이라도.’라는 사고로 희망과 행복을 심으면 온 사회와 나라가 따뜻함으로 가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한 매체의 드라마 제목이 ‘멘도롱또똣’이라는 제주 방언으로 삼았다. 그 뜻이 ‘기분 좋게 따뜻한’ 이란다.
이 ‘멘도롱또똣’의 슈퍼 전파자가 되어보자. 다른 사람을 죽이는 전파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살리는 ‘멘도롱또똣’ 슈퍼 전파자가 되는 삶을 살기를 다짐해본다.
이길용 이천 새무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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