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은 없다’ 비룡의 저력

SK, 잇따른 악재로 지난달 부진 롯데戰 위닝시리즈로 반등 기대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다.’ SK 와이번스가 3일부터 벌어진 부산 사직 원정 3연전에서 롯데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6위로 복귀했다.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6월 한 달 10승12패로 부진하면서 김용희 감독의 위기론까지 제기된 가운데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시즌 개막 전 SK는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다.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발되면서 팀 잔류를 선언했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최정(내야수), 김강민(외야수)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붙잡으면서였다.

또한 트래비스 밴와트, 메릴 켈리(이상 투수), 앤드류 브라운(외야수)으로 구성된 외국인 선수 3인방도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자원으로 평가받는 등 우승후보로 꼽혔다.

시즌 초반 행보도 산뜻했다. 개막 후 줄곧 상위권을 형성하다가 5월 한때엔 단독 선두 자리까지 올랐다. 김 감독이 내건 ‘시스템 야구’가 조용히 정착되는 듯 했다. 다만 투ㆍ타 양면에 걸쳐 상대를 압도하는 ‘임팩트’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불안 요소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 5월 말부터 SK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정, 김강민 등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다.

6월 들어 불펜 핵심 요원 정우람을 마무리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고, 순위도 중위권을 맴도는데 그쳤다. 결국 SK는 지난 1일 kt에 일격을 당하며 5할 승률이 무너졌다. 게다가 외국인 투수 밴와트가 오정복의 강습타구에 맞아 골절상을 당하면서 교체가 불가피하게 됐다. 악재가 꼬리를 물었다.

이처럼 가라앉은 분위기를 안고 7월 첫 주말에 롯데를 만났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느냐 마느냐 하는 갈림길이었다. 다행히 이재원과 켈리의 활약 속에 약진하면서 5위 한화 이글스와 격차를 2경기로 줄였고, 7위 KIA와 승차는 2경기로 벌렸다.

이번 주 대구로 넘어가 삼성과 주중 3연전을 치르는 SK는 결과에 따라 또 한 번 반등과 추락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3년 만의 가을 야구를 향한 SK의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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