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관광公 재설립, 기본계획부터 다시 짜라

인천관광공사 재설립 과정이 어쩐지 불안하다. 재설립 계획에 빈틈이 많아 시덥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당초 유정복 시장 취임 1주년인 오는 7월초를 목표로 공약사항인 관광공사 재설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공사 설립의 기본요건인 출자금 출연계획 자체가 난관에 부딪쳤다. 그래서 일각에선 8월 출범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가 계획한 관광공사 설립 자본금은 현물출자 450억 원과 현금 50억 원 등 500억 원 규모다. 그러나 관광공사에 출자해야 할 인천도시공사의 자산이 마땅치 않아 고민에 빠졌다. 설사 도시공사가 소유한 하버파크호텔(450억 원 상당)등 자산을 출연한다 해도 재정상태가 부실한 도시공사의 부채비율이 15%가량 늘어나는 것도 큰 문제다.

그동안 인천지역 16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인천참여예산센터가 관광공사 재설립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출자계획도 없는 무리한 공사 설립을 반대해온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인천참여예산센터는 관광공사를 설립하려면 이에 필요한 가용투자 재원이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됐어야 하는데도 2015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엔 이 같은 내용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곡을 찌른 지적이다.

행자부도 최근 인천시와 관광공사 설립 사전협의에서 출자 관련 내용이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빠져 있는 것을 문제점으로 제기한 바 있다. 이 같은 시민단체들의 비판과 행자부의 문제점 제기는 인천시가 기본계획이 미진한 상태에서 허겁지겁 공사 설립에만 급급한 결과다.

문제점은 이것 외에도 또 많다. 인천관광공사는 지난 2011년 옛 인천도시개발공사와 통합 전 이미 결손금이 405억여 원이었고,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누적 적자도 412억 원에 달했다. 때문에 관광공사가 재출범하려면 안정적인 수익사업 구조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인천시는 공사의 신규 주요 수익사업으로 면세점 사업을 제시했지만 뜻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시는 관광공사가 2017년께 국제여객터미널 등에 면세점을 개설하면 연간 383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면세점 허가 남발로 추가 승인 여부가 미지수인데다 기대수익도 제주 등과 비교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다. 또 그 외 수익사업이라고 제시된 것들도 거의 옛 관광공사가 실패했거나 포기한 사업을 베낀 것으로 본란은 이미 독창적 아이디어의 빈곤을 지적한 바 있다. 시는 관광공사 설립이 늦더라도 구체적 출자계획과 공사의 경제성을 담보할 진취적인 기본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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