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신항 개장을 계기로 활력이 넘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조성 중인 인천신항이 지난 1일 부분 개장됨으로써 동북아 물류 중심거점 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인천신항 개발 사업은 오는 2020년까지 3조6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컨테이너 물류항만 조성 사업이다. 인천항만공사(IPA)가 호안 등 부두 하부를 조성하고, 민간 기업이 크레인 등 상부를 시설, 기부체납 후 30년간 사업권을 갖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건설된다.
이번 개장된 부두는 B터미널 부두 800m(선석3개)중 410m로 부두 운영사는 ‘선광’이다. ‘한진’이 운영할 A터미널 부두 800m(선석3개)는 내년 상반기에 개장된다. IPA가 이후 2020년까지 나머지 C·D 터미널 부두를 완공, 선석 12개를 갖추게 되면 연간 컨테이너 43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 세계 30위권 항만으로 진입하게 된다.
본격 가동에 들어간 B터미널 선석엔 높이 120m의 최신식 대형 크레인 5대와 무인 자동화시스템으로 작동하는 크레인 14대도 설치돼 있다. 이 장비들은 내항보다 하역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인천신항은 국내 최대 생산지이자 소비지인 서울 등 수도권과 1시간 거리인데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시장을 가까이 두고 있다.
해외 선사들이 인천신항을 이용하면 부산항 등 남부권 항만에 컨테이너를 하역한 뒤 차량으로 수도권까지 이동하는 데 드는 시간과 운송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신항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신항 배후단지(158만9천㎡)와 교통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일단 컨테이너 화물조작장(CFS)이 없어 소량화물 처리가 불가능,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꼽힌다. 인천본부세관이 남동물류센터를 보세구역으로 지정, CFS처리장을 마련했지만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다. 부대시설 설치가 시급하다.
또 신항 진입도로(8.1m)는 왕복 4차선인데다 교통신호체계가 적용돼 교통체증이 불가피하다. 신항과 남항·북항을 연결하는 인천항의 생명줄 같은 제2외곽순환도로는 아직도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어서 개설될 때까지 교통난이 우려된다. 특히 무엇보다 급한 건 대형 선박 입항이 가능하게 신항 항로 수심을 준설(증심)해야 한다. IPA는 현재 14m인 항로 수심을 2018년까지 16m로 준설할 계획이지만 이를 앞당겨야 한다. 선박 대형화(8천TEU급 이상)추세에 맞춰 수심을 속히 준설해야 유럽·미주 등 황금 항로를 개설할 수 있다. 인천신항이 명실상부한 국제항만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지리적 이점을 살린 특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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