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좋은 팀일수록 안 좋은 흐름에서 빨리 벗어난다.”

김용희 SK 와이번스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 시즌 10구단 체제로 팀당 144경기씩 치러야 하는 대장정 속에 늘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순 없다”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

최근 SK를 보면 그렇다. 확실히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 21일 한화전부터 내리 패하더니 26일 롯데전에서 시즌 첫 5연패를 기록했다. 순위도 그 사이 선두에서 중위권으로 주저앉았다.

SK 부진의 원인으로는 잦은 수비 실책과 타선의 침묵이 꼽힌다. SK는 연패 기간 실책 7개를 범했다. 경기당 1.2개꼴이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포함하며 더욱 많다. 실책으로 어려운 상황을 자초했고, 어김없이 실점했다. 또한, 어이없는 수비 실책 하나는 투수들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투수로선 수비를 믿지 못하면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하게 들 수밖에 없다.

타선의 지원이 약한 점도 투수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연패를 당한 5경기 동안 SK의 타율은 0.224로 저조했다. 경기당 평균 안타 수가 6.8개, 득점은 3.2점에 불과했다. 이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득점권에서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SK는 최근 5경기에서 타점을 9개밖에 뽑지 못했다. 반면 잔루는 47회로 많았다.

김 감독은 이 같은 악순환이 심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보통 사람들은 플레이가 잘되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면서 “처음부터 자기 플레이를 못하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감독은 약한 정신력을 꼬집으면서 “결국 본인들이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견해를 덧붙였다.

SK는 시즌 개막 전부터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됐다. 최근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상태지만, 전력만 놓고 보자면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

김재박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관은 과거 현대 유니콘스 감독 시절 “내려갈 팀은 내려가고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는 명언을 남겼다. 올라갈 팀으로 분류되는 SK로선 반전의 계기가 필요해 보인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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