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보 홍수의 시대다. 진료실에서 낯선 이름의 질병을 설명하게 되면, 이제는 직접 인터넷 검색 정도는 당연히 했으려니 생각하게 된다.
회진 때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미지를 직접 보여주면서 설명할 수 있어 편리하기도 하다. 하지만, 자칭 전문가라 하는 사람들로 인해 부정확한 정보가 빠르게 번지기도 한다.
특히나 음식과 관련되거나 아이들과 관련된 정보에서는 보다 자극적인 정보에 대해 맹신하게 되고 때로는 과잉 제한이나 과용을 하게 된다.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해, 보다 좋은 것을 선택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너무 과하다 싶은 경우가 종종 있다. 누구나가 알고 있고, 어렵지 않은 뻔한 이야기를 잠시 해 볼까 한다.
3년 전, 캐나다의 한 크론병 전문가를 영접하게 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에서도 크론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당시 외래에서 만나게 되는 신환에 대해 이야기 하니, 깜짝 놀라며 한국이 그 정도인줄은 몰랐다고 하였다.
이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장 건강은 거의 서구화 되었다. 생활 습관의 변화와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과거에는 교과서에서만 보던 질병이 낯설지 않은 현실이 되었다.
높은 칼로리와 고지방 고단백의 식생활로 인해 체형은 커졌지만, 우리 아이들의 위장은 말 그대로 ‘속 빈 강정’이지 싶을 때가 많다. 무엇을 먹이지 말고, 어떤 것을 먹여야 할지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좋아하니까, 혹은 학원 다녀와서 늦은 시간이라서, 또는 저녁 먹고 학원 다녀오면 밤에 출출하니까 등의 이유로 우리 아이들의 장은 망가지고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규칙적인 식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스턴트, 탄산음료, 쵸콜릿 등의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만 지켜도 많은 위장관 질환과 비만이나 그에 따르는 합병증은 상당수 예방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식기류나 세제 사용 같이 변화된 생활로 인해 위장관 질환이 늘어났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정확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여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호흡기 질환 발생처럼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그렇다고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세제를 물로만 헹궈내고 대충 닦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것만으로는 거품만 걷어낼 뿐, 식기에 묻은 세제를 전부 씻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손이나 기타 방법으로 식기를 말끔하게 닦아 세제를 걷어내는 습관을 강조하고 싶다.
이전에 이야기하였듯 인터넷에는 수많은 종류의 영양제들 또한 넘쳐난다. 무분별한 영양제 남용과 과잉보다는 규칙적인 식사와 생활 습관,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장을 만들고, 기본적인 종류의 영양보충제 섭취만을 권하고 싶다.
장 건강을 위해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잘 먹는 것 뿐 아니라, 잘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 한번 정도의 규칙적인 충분한 배변 습관을 통해, 적절하게 장을 비우는 것 또한 원활한 장 흐름을 위해 필요하다.
기본적인 원칙과 상식에만 충실하여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소화기영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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