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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김광현 무너져도 브라운 있기에…

브라운 끝내기 홈런으로 9대8 짜릿한 역전승

▲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KBO리그 경기에서 SK 선발투수 김광현이 3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이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3이닝을 겨우 채우는 극도의 부진이었다.

김광현은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6피안타 5볼넷 7실점(6자책)으로 난타당했다.

팀이 9회말 앤드류 브라운의 끝내기 홈런으로 9대8로 이기면서 패전은 면했으나, 김광현의 시즌 방어율은 3.19에서 4.17로 치솟았다.

3이닝은 김광현의 올 시즌 최소 투구이닝이다. 김광현은 앞선 일곱 차례 등판서 단 한 번도 5회를 채우지 못한 적이 없다. 7실점도 개인 한 경기 최다였다. 김광현은 지난달 12일 마산 NC전에서 5이닝 6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2경기 연속해온 퀄리티스타트(6이닝 투구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도 중단됐다.

이날 김광현이 던진 직구는 시속 150㎞를 넘나들었다. 구위 또한 2회 두산 김현수에게 3점 홈런을 맞은 148㎞짜리 직구를 제외하곤 외야로 뻗어나는 타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다만, 변화구가 두산 타선에 집중 공략당했다. 두산은 애초부터 김광현의 변화구를 노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만약 직구의 궤적이 스트라이크존을 향하면 거침없이 파울로 끊어냈다. 결국,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비롯해 커브, 체인지업, 포크 등은 두산 타선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김광현은 1회 2안타를 맞았다. 두산 선두타자 민병헌에겐 포크볼을 던졌다가 좌전 2루타, 오재원에게는 슬라이더를 뿌렸다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김광현은 2회에도 두산 허경민과 민병헌을 상대로 커브를 이용했지만, 안타를 얻어맞았다.

던지는 변화구가 족족히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에 걸리자 김광현은 마운드를 발로 걷어차는 등 다소 신경질적인 모습도 보였다. 표정은 경기가 이렇게까지 안 풀릴 수 있느냐는 답답함으로 가득 찼다.

정신적으로 흔들리자 직구 제구도 되지 않았다. 2회 김현수에게 맞은 쓰리런 홈런도 직구가 높게 형성된 게 원인이 됐다. 2회까지 7점이나 내준 김광현은 3회 1사 1,2루에 몰렸지만, 민병헌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돌려세워 추가 실점을 면했다. 김광현은 4회초 마운드를 백인식에게 넘겼다. 씁쓸한 조기 강판이었다.

에이스가 조기에 무너지는 악재 속에도 SK는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하며 두산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SK는 1대7로 뒤진 6회초 선두타자 앤드류 브라운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연속 7안타를 몰아쳐 대거 5점을 뽑았다.

▲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9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 SK 브라운이 끝내기 역전 투런포를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SK는 8회말 선두타자 박정권이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두산 노경은의 3구째 142㎞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박정권은 이 홈런으로 개인 통산 500타점을 기록했다.

힘겹게 맞춘 승부의 균형은 이내 깨졌다. SK는 9회초 2사 1,2루 위기에 처하자 정우람을 투입시켜 진화에 나섰으나, 두산 오재원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SK는 이후 정우람이 김진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더 이상의 실점은 허락하지 않았다.

SK는 7대8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박재상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이명기와 최정이 삼진으로 물러나 패색이 짙었다. 아웃 카운트가 하나 남은 가운데 타석엔 브라운이 들어섰다. 그리고 그는 짜릿한 역전 대포를 쐈다. 브라운은 두산 마무리 투수 윤명준의 3구째 146㎞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때렸다.

전날 패배를 설욕하는 한 방이었다.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은 모두 뛰쳐나와 홈으로 금의환향하는 브라운을 맞이했고, 이날 경기장을 찾은 1만1천여명의 홈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응원가 떼창과 함께 함성을 지르며 승리를 자축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타자들이 끈기있는 플레이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선수들이 오늘 경기로 더 큰 자신감을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응원해 주신 팬들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결승 홈런을 날려 승리의 주역이 된 브라운은 “공 하나가 스트라이크 존보다 조금 높게 들어와서 내 타이밍에 맞게 스윙을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무리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며 기뻐했다.

광주에선 kt wiz가 KIA 타이거즈에 2대10으로 크게 져 4연패 늪에 빠졌다. 선발 필 어윈은 5이닝 동안 11피안타(1홈런) 2볼넷 10실점으로 대패의 원흉이 됐다. 타선 역시 5안타 2득점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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