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책의 수도 인천시가 해야 할 일이 막중하다. 지난 23일 개막된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 행사를 계기로 인천시는 스스로 내건 ‘책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1년의 여정에 들어갔다. ‘책의 수도’ 개막일인 4월 23일은 돈키호테의 작가 스페인의 문호 세르반테스가 사망한 날이다. 유네스코가 그의 업적을 기리며, 독서와 저작권 진흥을 위해 2001년 스페인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매년 한 도시씩 ‘세계 책의 수도’를 선정해왔다.
인천은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선 3번째로 ‘2015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됐다. 따라서 인천시는 앞으로 1년간 저작권·출판·문학작품·창작 등과 관련된 국내외 교류 및 독서문화 행사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인천이 동북아 중심도시를 지향하면서 문화적 가치를 창출, 국제문화도시로 자리 매김하는 절호의 기회다.
인천시는 올해를 독서문화 진흥 원년의 해로 삼고 6개 분야 45개 사업을 추진한다. 책 읽는 문화 생활화·창작 출판이 편한 도시·인문적 가치를 창조하는 도시·책으로 교류하는 도시 등 4대 전략을 바탕으로 새로운 독서문화를 열어가기로 했다. 특히 제1회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한국과 인천의 기록문화전·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전시회 등 20개 이상의 굵직한 문화행사로 인천이 지닌 문화적 잠재력을 일깨우고 국제문화도시의 도약대를 마련한다.
인천시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조직위와 공동으로 아동과 교육에 IT를 접목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세계 유명 도서전에 도전할 예정이다. 또 시는 한국과 인천의 IT 기술과 시설을 출판과 접목, 해외 출판 전문가와 관광객을 유치하고 그들에게 인천의 기록문화를 소개하는 IT와 출판·지역문화가 어우러지는 미래 비전도 추진한다. 그러나 거창한 국내외 행사만이 전부는 아니다.
인천이 진정 세계적인 책의 도시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기초적 독서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시민들의 독서문화 활성화를 통해 도시 브랜드 가치부터 높여야 한다. 문제는 시민의 독서율이다. 문체부가 발표한 2013년 국민독서 실태를 보면 인천지역 성인 연평균 독서량은 8.9권으로 전국 성인 연평균 독서량 9.2권보다 적다. 친독서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시민들이 책을 즐겨 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시에 전담부서를 조직, 교육청과 연계해 쉽게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는 환경과 체계를 조성하고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세계 책의 수도’가 1년 한정의 1회성 행사로 그쳐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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