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마라톤 단체참가, 개교 60주년 수원 수성高
“개교 60주년을 맞은 수성인의 열정과 패기, 자긍심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수원 수성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 495명(10㎞ 374명, 5㎞ 121명)이 19일 개교 60주년(1955년 4월25일)을 기념하고,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학우를 돕기 위해 제13회 경기마라톤대회에 단체 참가했다.
이날 오전 7시50분께 수원종합운동장. 아직 여드름 자국이 여물지 않은 학생들이 ‘수성고’라고 적힌 깃발을 향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학생들은 머리에 ‘꿈과 열정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수성고’라는 글귀가 적힌 머리띠를 두른 채 박세창 체육부장(48)의 구령에 따라 일사불란한 모습으로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이들의 단체 참가는 수성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긍지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수성고 동문(24회)인 정진호 교감(54)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몸 풀기를 마친 학생들과 교사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임종명군(2년)은 “마라톤 참가를 앞두고 한 달 동안 체육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참가자 전원이 마라톤 적응 훈련을 했다”며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전원 완주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495명의 참가자들은 이날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1학년 S군의 쾌유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1㎞를 달릴 때마다 100원씩 기부하는 ‘아름다운 동행’ 모금 운동을 벌였다.
학생회장 심형석군(3년)은 “학생들 사이에서 경기마라톤 참가와 완주를 통해 투병 중인 후배를 돕자는 따뜻한 제안이 있었다”며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수많은 동문들이 ‘수성고’라는 이름을 가슴에 달고 완주한 만큼 후배가 기운을 받아 쾌유하길 바란다”고 말해 좌중을 숙연하게 했다.
이들은 지난 한 주 동안 펼친 교내 모금 운동과 마라톤을 통해 적립한 200여만원의 치료비를 20일 개교 60주년 기념행사에서 S군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김국회 교장(61)은 “학생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인내심을 얻는 계기가 됐다”며 “마라톤을 통해 얻은 성취감을 바탕으로 학업에 더욱 전념하는 수성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성고 단체 참가자 495명은 이날 한명의 낙오자 없이 코스를 완주했으며, 김국회 교장은 경품 추첨에서 받은 이천쌀 10㎏을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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