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좋아하던 장모씨(66)는 2년전부터 양쪽 하지 통증이 조금씩 심해져서 관절염치료와 디스크 치료를 지속했으나, 증상은 호전되지 않고 악화가 돼 혹시 혈관질환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혈관외과를 방문했다.
내원 당시 진찰상에 양쪽 슬와동맥이 만져지지 않아 혈관단층화촬영을 해 양쪽 대퇴동맥의 폐색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우측 대퇴동맥병변은 폐색부위가 길어 자기혈관을 이용해 혈관우회술을 시행했고, 좌측 대퇴동맥병변은 폐색부위가 짧아 혈관내 치료로 스텐트를 삽입해 치료했다. 치료 후 장모씨는 좋아하던 등산을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신체활동 후 발생하는 엉덩이통증이나 하지 통증을 현재까지 근육통이나 관절염, 디스크 등을 생각하고 치료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실제로 엉덩이통증이나 하지통증은 근골격계, 신경, 혈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혈관질환에 의한 통증은 전체의 20%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근골격이나 신경계의 이상으로 하지 통증과 엉덩이통증이 주로 발생하지만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거나 동맥경화증이 주로 발생하는 50대 이상에서 고혈압, 당뇨, 흡연을 하고 있으면 한번 쯤 혈관질환을 의심해야 하겠다.
통증과 아울러 다리가 창백해 지고 파랗게 변하는 경우 심하면 감각이 둔해 지는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급성혈관질환을 의심해야 하고 치료를 해야 한다.
또한 일정한 거리를 걸어 갈 때나, 운동할 때 종아리나 엉덩이가 당기거나 무거운 증상이 있다가 5-10분 정도 쉬면 사라지는 통증의 경우 만성적인 혈관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환자나 의료진조차도 이러한 혈관질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로 인해 하지 절단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러한 혈관질환은 혈관외과의 전문의의 진찰과 문진, 상완발목지수등의 간단한 검사 등으로 시행하고 이 결과에 따라 초음파, 혈관단층화촬영(CT), 혈관자기공명촬영(MRI) 등으로 정밀한 진단을 하게 된다.
이 결과에 따라 영상의학과, 심장내과, 신경과 전문의들과 상의해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스텐트나 혈관성형술 등의 혈관내치료, 혈관우회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할지 결정하게 된다.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는 다면 하지 절단이나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치명적인 하지혈관질환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라 하겠다.
홍기천 교수/ 인하대병원 혈관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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