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당뇨병 환자의 다리 저림 ‘위험’ 경고

오래 당뇨병을 앓은 환자는 혈당을 꾸준히 관리하더라도 합병증을 조심해야 한다. 최근 진료한 60대 환자는 혈당을 잘 관리해왔다며 건강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몸에 이상 통증은 없느냐는 질문에 “발은 좀 저리지만 괜찮다”고 답했다. 환자는 몰랐지만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50%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당뇨병 때문에 손상된 말초신경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인데, 다리에 잘 나타나며 이 때문에 발에 난 상처에 둔해져 궤사와 절단으로도 이어진다. 실제로 우리나라 비외상성 족부 절단의 절반이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 중 14%만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들어봤다는 통계가 있다.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족부 절단임에도 주원인인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모른다는 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와 무증상인 경우로 나뉜다. 그런데 이 통증과 증상에 대해 환자는 ‘의사에게 이야기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스스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의 통증은 흔히 ‘저리다, 화끈거린다, 개미가 기어가는 것 같다’고 표현되며 무증상은 ‘감각이 둔하다’고 표현 되는데, 참을성이 많은 당뇨병 환자는 이정도 통증은 그냥 참는 것이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보통사람과 자신의 몸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위와 같은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주변사람이 아니라 반드시 당뇨병 전문의에게 자세히 증상을 설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수면장애, 불안 및 우울증 등 2차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고, 신체활동, 일상생활, 업무 효율성에서 삶의 질 지수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런 통증을 참을 만한 증상, 혹은 혈액순환의 문제라고 스스로 판단하는 순간 족부 절단이라는 대형 위험에 한 발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예방은 작은 관심이면 충분하다. 당뇨병 환자라면 오늘부터 자신의 발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 보자.

김성래 부천성모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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