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교복업체들의 불공정 상술이 교활하다. 최근 인천 대형 교복업체들이 교육부의 학교주관 교복 구매제를 방해하는 광고 전단을 일선 중·고등학교 정문 등 주변에 무더기로 뿌려 비난을 받고 있다. 광고 전단엔 주로 학생들에게 기묘한 술수로 학교주관 구매 대신에 대형 교복업체에서 개별적으로 교복을 사도록 유인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는 학교가 경쟁 입찰로 교복 공급업자를 선정해 일괄적으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올해부터 모든 국·공립 중·고등학교에서 시행 중이다. 1단계 품질검사에서 80점 이상 받은 업체들을 추려낸 뒤 2단계에서 최저가 입찰로 선정, 교복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교복 상표 차이에서 오는 학생들의 위화감 방지와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격 거품 논란을 잠재우고 학생들에게 싼 가격에 좋은 품질의 교복을 입게 해주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교복의 학교주관 구매 평균가(동복 기준)는 개별 구매 평균가(24만8천750원)보다 9만647원 싼 15만8천103원으로 조사됐다. 그런데도 I·S 등 대형 업체들이 감언이설로 학생들에게 교복 개별 구매를 부추겨 학교주관 구매제도 취지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I 업체의 전단엔 ‘학교주관 구매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 예쁜 교복, 개별 구매로 살 수 있어요. 우리가 입을 교복만큼은 우리의 주관에 맡겨 주세요.’ 등 문구로 학생들을 충돌 질 하고 있다. S 업체 전단도 구매방식의 차이점을 들어 천편일률적인 교복(학교주관 구매)과 내 마음에 쏙 드는 예쁜 교복(개별 구매)을 부각, 학생들의 본능적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 업체는 일선 학교의 교복 구매 신청서 양식을 전단 하단에 집어넣고 ‘교복 물려 입기, 개별 구매 등을 통해 교복을 구매하고자 합니다.’ 에 체크 표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선배나 형·언니로부터 교복을 물려받으면 이 제도 적용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노리고 학생들에게 교복을 물려받았다고 거짓말 하도록 꾀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학생들이 자사 교복을 구입하도록 유혹하고 있는 거다. 돈 벌이에만 급급한 비교육적인 얕은 술책이다.
또 이 같은 행태는 학교주관 구매제의 허점을 악용한 교란행위며, 일선 학교와 경쟁 입찰에서 공급자로 선정된 업체들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패다. 그래서 새 학기를 앞두고 예상 수요를 감안해 교복을 제작한 업체들이 대형 업체들의 이런 간교한 상술로 계약취소가 잇따르지 않을까 크게 걱정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 업체들의 이 같은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이들의 입찰참여 제한 등 행정처분과 함께 고발조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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