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에서 완생으로] 3. 발빠른 외야수 김민혁
“주루 센스가 있어요.” 프로야구 kt wiz의 내야수 문상철(24)은 같은 팀 동료 외야수 김민혁(20)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야구는 이런저런 운이 크게 작용하는 경기다. 하지만 주루만은 운과 그다지 관계없다. 도루를 하거나, 후속타자 타격시 한 베이스를 더 가고 못 가는 것은 순전히 선수 자신의 능력일 따름이다. 이 능력은 슬럼프 없이 항상 일정하며 천부적으로 타고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순간적인 상황 포착, 정지 상태에서 곧바로 전력 질주를 할 수 있는 순발력 등은 십수 년을 훈련한다고 한들 별로 발전이 없다는 게 야구계의 속설이다. 더욱이 현대 야구에서 주루의 중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다. 주루 플레이에 능한 선수가 많을수록 여러 작전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주루 센스가 뛰어난 김민혁의 존재는 kt에 있어 보물과도 같다. 김민혁은 자신의 장점으로 기동력을 꼽는다. 즉 ‘뛰는 야구’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김민혁은 지난해 퓨처스(2군) 북부리그 68경기에 나서 27도루를 기록했다. 이는 김사연(81경기 37도루)에 이어 팀 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출루율도 0.426으로 높아 상대하는 투수 입장에선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닐 수 없었다.
김민혁은 이런 능력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달 16일 시작된 미야자키 1군 스프링캠프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민혁은 타격 연습을 하던 중 오른쪽 손목에 부상을 입었고, 치료를 위해 지난달 27일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이후 치료에 매진한 김민혁은 “아직 타격 훈련에 임할 정도는 아니지만 별 통증은 없다. 현재는 코어 운동 등 강화훈련에 주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혁이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차기 위해선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올 시즌 kt의 주전 외야수로 확정된 선수는 1군 경험이 풍부한 이대형 정도다.
김민혁은 김사연, 김동명, 신용승, 송민섭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이다. 우리 나이로 이제 겨우 스물 한 살. 이 같은 경쟁이 부담으로 다가올 법도 한데 정작 김민혁은 태연하다.
“대주자로 경기에 나선다 해도 상관 없습니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겸손하면서 담담했지만, 기백이 넘쳤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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