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이란 단어가 요즘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이 말은 프라임타임(prime time)과 같은 말로 가장 중요한 시간, 금쪽같은 시간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항공사의 골든타임 90초룰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90초 이내에 승객들을 기내에서 탈출시켜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연초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대박 이라는 화두를 제시해 최근까지 국민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통일담론이 활발하게 이뤄져 인식과 공감을 넓혔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답답함을 가눌 길이 없다. 법제도, 경제, 문화 등 북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일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나 정책이 취약할 수 밖에 없음이 현실이다. 어렵게 열린 길이 쉬 닫힐까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고, 혹시 통일을 위한 골든타임을 헛되이 낭비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흘러가는 귀한 시간과 호기를 어떻게 살려야 할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평화와 번영의 통일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우리는 2가지 사실에 두 눈을 크게 뜰 필요가 있다. 하나는 중소기업이 중심이 돼 10여년동안 남북경제협력의 창구 역할을 해온 개성공단 사례이다. 또 하나는 북한이 무역을 통해 필요한 돈을 벌어들이고, 엘리트와 주민들이 시장경제에 점차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민족 공동번영을 위한 평화통일의 길을 어떻게 가야하는가 단초를 제공한다. 지름길은 민간부문의 경제교류 확대를 통해 시장경제에 대한 공감과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남북간 경제협력을 활성화는 것임을 암시한다.
현재 개성공단은 총 7개 업종 125개 업체에서 5만3천여명의 북한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이 마무리 되면 진출기업은 100∼130여개가 더 늘어나고, 북한 근로자도 이 과정에서 최소한 10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처럼 개성공단은 중소기업들이 통일경제의 주축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소기업은 협동화 단지 조성을 통해 남북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 주민들의 시장경제 이해를 높이며, 통일기반 조성에 크게 일익을 담당하고 있어 민간부문 경제협력의 촉진제이다.
최근 중소기업통일경제준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개성공단 10년을 되돌아 보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제 2, 3의 개성공단이 만들어지고 나진-선봉 경제특구 건설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가오는 통일경제 준비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평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남북통일이 되면 북한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시에 개성공단과 같은 경협모델의 북한지역 내 확산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향후 남북 통일경제를 위해서 정책을 어떻게 펼쳐나가야 하는가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통일 한반도, 동북아의 중심지인 인천은 평화와 번영의 도시로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한다. 송도와 영종도, 강화도를 건너 개성공단을 연결하면 하늘과 바다와 육로를 통해 해양과 대륙으로 뻗어가는 통일경제의 중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남북교역의 70%를 담당하는 인천을 축으로 하는 서해안 평화경제 벨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통일경제, 하나되는 한반도는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중심지가 돼야 하고, 지금은 놓칠 수 없는 골든타임이 주어진 시기이며, 중소기업 중심의 민간부문 경제협력 촉진으로 그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항만과 공항, 육상교통의 국내외 허브인 인천의 역할이 재조명돼야 할 것이다.
인천과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통일경제 골든타임을 열어가야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며 역사적 소명이라 하겠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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