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분단이전 경기문화 공동체 의식 회복을 꿈꾸면서

남경필지사가 독일방문에서 통일헌법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이를 계기로 여야가 함께 헌법 개정 논의로 분분해 졌지만 대통령의 만류로 지금은 잠시 잠잠한 상태다. 그런데 통일 헌법 준비와 함께 경기도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 하나가 있다.

분단 이전 경기도 문화 공동체 의식의 회복이다. 조선시대 경기도는 중앙정부 직할로 정2품 한성 판윤이 담당했으며 제 7부(府)에 속했다. 경기도를 때로는 기전(畿甸)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이유다. 수원, 강화, 광주, 개성의 4부(四府)에 종2품직 유수(留守)들이 동서남북에서 수도 방위를 분담해서 맡았다.

1945년 광복직후 38선을 경계로 남북으로 갈렸지만 개성과 예성강은 여전히 경기도였다. 휴전이 되자 북선(北鮮-분단이전의 통칭)으로 잘렸지만 미 수복 지구라 하여 곧 탈환할 것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벌써 60년이 지났다. 그런데 요즘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 살포며 김포의 애기(愛妓)봉 등탑이 헐리는 듯 마는 듯 괴이한 소식도 전해온다.

모두 경기도에서 일어나지만 남의 일처럼 여긴다. 전국 3대 평야가 있는 황해도 연백 군이 분단으로 경기도로 편입되었으며 쌀과 갈탄이 유명했다. 송도 3절에서 박연 폭포나 명기와 스승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억하는 이는 또 얼마나 있을까? 곰곰이 헤아려 보니 올해로 정도(定道) 600년이 되지만 결국 분단 상태로 맞이하고 말았다. 분단 의식이 아주 고착화 되고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역사지리 인식부터 분단 의식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개성과 수원은 고려와 조선의 도성 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개성에는 동방 이학(理學)의 조종(祖宗) 포은 정몽주 선생을 모시는 숭양 서원이 있으며 기학(氣學)의 조종 화담 서 경덕 선생을 기리는 송도 화곡서원도 있다.

용인 심곡서원에는 사림(士林)의 종수(宗袖) 정암 조광조 선생을 모시며 파주 자운 서원에는 이기 일원론의 선현 율곡 이이 선생이 제향되고 있다.

이 분들은 경기를 넘어 우리 정신사의 지성이요 스승이시다. 숭양 서원이 2013년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되었지만 남쪽 두 서원은 준비를 갖추어 가고 있다. 송도 화곡 서원은 1871년 서원 철폐 이후 복원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들 4대 서원을 재정비하고 순례성지로 묶어 남북 경기인의 참례가 이루어 졌으면 한다.

개성공단을 개설하면서 옛 장단 군청 소재지 도라산 역까지 경의선이 운행 중이다. 당일로 개성 왕복이 가능하므로 기차 수행 여행은 어떨까? 아니 그보다 선생님들이 먼저 가는 것이 좋겠다. 11만 경기 교사와 9만의 보육 교사들이 가보고 와서 이들에게 들려 주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북쪽 경기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에게 조상의 묘소에 직접 성묘하는 기회는 없는 것인가? 또 다른 J턴 귀향을 꿈꾸어 보지만 세월이 하 수상하니 될 똥 말 똥 하는구나.

진용옥 경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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