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AG 조직위, 대회 운영 미숙 보완하라

어쩐지 불안하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인천AG) 일부 경기장의 시설 미흡과 조직위원회의 대회운영 미숙이 초반부터 잇달아 드러나 걱정스럽다. 대한양궁협회는 경기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 자체 예산을 들여 부랴부랴 계양 아시아드 양궁 본선 경기장에 대형 전광판을 추가로 설치하고, 미디어석에 차양막을 설치하는 등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전광판이 오른쪽에만 설치돼 반대편 관중석에서만 볼 수 있고, 기자석이 뜨거운 햇빛에 노출됐다는 지적에 따른 거였다. 양궁협회 관계자는 “AG조직위에 시설 보완을 요청해봤자 결재가 오래 걸려 실기(失期)할 것 같아 우선 급하게 협회 예산으로 공사를 마쳤다”고 했다. 양궁협회는 또 지난 21일부터 조직위가 지원하는 도시락을 거부, 자체적으로 마련한 도시락을 자원봉사자와 260명의 운영위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조직위가 지난 19일 공급한 도시락의 유통기한이 14일까지로 표시돼 있는 등 위생 불량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개막식 하루 전인 지난 18일엔 신비감 유지를 위해 철통같은 보안이 요구되는 성화 점화자(한류 스타 이영애)가 언론에 노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조직위는 “중계방송을 위해 배포한 해설 자료가 유출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경위가 어설프기 짝이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회 기간 내내 활활 타올라야할 성화가 개막식 하루만인 지난 20일 12분간 꺼지는 국제적 망신도 당했다. 이날 오후 11시 38분부터 50분까지 전원 센서 오작동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성화가 완전히 꺼졌고, 조직위는 보관 중인 안전램프 불씨로 다시 점화했다. 이날 오전엔 배드민턴 경기가 한창 열리던 계양체육관 조명이 꺼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오전 9시 45분쯤 대만-홍콩, 인도-마카오, 몰디브-인도네시아 등 배드민턴 여자 단체 예선전 세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체육관 내 조명이 꺼졌다. 선수들은 영문도 모른 채 경기를 중단해야 했고, 관중들도 술렁였다. 조직위가 서둘러 비상발전기를 가동, 5분 만에 경기가 재개됐지만, 안내 방송마저 신속하게 나오지 않아 빈축을 샀다.

또 문학박태환수영장 장애인 주차장은 VIP전용 주차공간으로 둔갑됐고,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중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는 단 1대도 없어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차량 2부제를 시행하면서 운행 허가증을 남발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밖에 입장권의 ‘전일권’ 판매 등 문제점이 드러났으나 더 이상 실수는 없어야 한다. 조직위는 남은 대회 기간 중 드러난 미비점을 서둘러 보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