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투자를 통해 인력을 육성하고, 설비를 자동화하는 통념의 틀을 깨뜨리고, 철저한 낭비 제거를 기본으로 하는 도요타 생산방식을 그들의 실정에 맞게 기술력을 향상하고 있는 것이다.
또 생산활동의 기본을 이익 창출에 두고 생산요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합해 비용을 최소화할 것인가를 고심하며, 개선에 개선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기술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었다.
이 협력업체는 손쉽게 기술을 사오거나 설비를 사들여오면 설사 계산상으로 경제성이 성립된다 하더라도 회사는 투자한 것 이상의 기술적 노하우가 축적이 되지 않고 기업 체질도 강화되지 않았다.
고심 끝에 스스로 힘으로 땀과 지혜를 조금씩 쌓아 올려, 한 걸음씩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체험과 경험이 값진 노하우로 축적되고, 이것이 회사 체질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이 업체는 단순히 동종업계의 추세를 흉내 내는 입장을 탈피해 각 제품 및 기능의 특징을 철저히 파악한 후 회사 생산 제품의 특성에 알맞게 적절히 조합하고 나서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생산방식을 채택하며 지속적으로 생산의 수준을 높여 나갔다.
또 제품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프로세스에 참여해 생산제품 수요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면서 완성품 기업(모 기업)이 필요로 할 것 같은 부품을 먼저 개발해 모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핵심기술을 확보한 이 협력업체는 한우물 파기 정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최근 한국은 국내 경기의 침체, 경쟁력 약화 및 무역수지 적자 등 상당한 시련으로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실업이 증대하는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국을 추격하고 나아가 경쟁우위를 확보하고자 과도한 투자의 출혈은 비용구조의 악화와 사업의 위험부담 그리고 고임금 부담 등으로 더 큰 문제를 유발할지도 모른다. 또한, 변화와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아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려면 기술적, 전략적 측면에서 경쟁 기업보다 앞서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뚝 일어서는 저력을 발휘해 왔다. 지금이야말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총 체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기업 경쟁력의 주체인 인재육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인재육성도 고성장시대의 안일한 투자보다 현장에서의 고심 어린 노력으로 낭비를 배제하여 경험과 기술을 축적함으로써 비용 최소화와 인재육성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음을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자동차산업은 예측할 수 없는 생존 경쟁의 소용돌이를 예고하며, 우리가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공급과잉과 기술경쟁과 가격경쟁의 심화로 대규모 기업이 유리한 경쟁 환경이 되는 한편 원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메이저 기업들의 재구조화로 뼈를 깎는 경영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의 경영자들은 창조적인 능력과 시대의 흐름을 읽는 안목을 갖춰야 할 때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 기업들도 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더욱 힘차게 글로벌 경영의 나래를 펼쳐야 한다. 우리보다 앞선 기업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볼 때 단 1초의 시간, 단 1원의 비용도 소홀함이 없는 강한 체질을 만들어야 한다.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기술경쟁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지속적인 기술개발 없이는 기업의 생존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최소 비용의 추구를 통한 현장의 기술축적은 바로 미래를 지향한 경영혁신의 핵심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만균 경기과학기술대 중소기업경영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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