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이된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지역대표 축제로의 방향 모색할 때
차별성은 없었다.
올해 성인이 됐지만 ‘진로’는 결정치 못했다. 타 국제연극제 사이 차별화된 정체성을 갖지 못했고, 진행도 어딘가 매끄럽지 못했다. 올해 18회를 맞은 ‘2014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지난 17일을 끝으로 5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올해에는 프랑스와 스페인, 러시아 등 7개 국가의 7개 해외작품과 7개 국내작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특색이 없었다. 수원 화성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특정해 시작된 연극제였지만 지역 정체성을 고려한 창조적 기획은 전무했다.
이른 바, ‘빅3’ 공연 중 프랑스와 스페인 국적의 두 개 작품은 대형크레인과 오브제 등을 활용한 일종의 ‘블록버스터 공연’이었다.
볼거리만 강조됐을 뿐, 수원화성국제연극제로서의 독자적인 색(色)은 없었다. 사실 의미만 다를 뿐이지 관객에게 전달되는 두 작품 간의 객관적인 느낌의 차이도 없었다.
차별화의 실패는 또 다른 빅1, ‘100명의 여인들’에서도 나타났다. 개막작이었던 이 작품은 수원과 인근 지역의 일반인 여성 100명을 뽑아 진행한 프랑스 태생의 연극이다.
원활한 공연을 위해 현지 스텝 6명을 초청해 연습시키기는 등 이번 연극제의 메인이었다. 하지만, 동일한 지역연극제인 ‘거창국제연극제’의 2013년 개막작 ‘100인의 햄릿’과 같은 플롯을 지닌 또 다른 변주처럼 비춰졌다.
심지어 배우를 지역 주인공으로 꾸렸다는 점도 같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그 대상이 예술인이라는 점 뿐이다. 진행에도 일부 미숙함을 보였다. 일정 내내 굵고 가는 비가 오락가락했다.
덩달아 공연일정도 춤을 췄다. 취소와 번복이 반복됐고, 공연도 신속치 않았다. 우천시 타 공연장에서 진행한다는 계획도 있었지만 논의는 없었다. 관객 배려도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100명의 여인들’ 경우 작품 자체의 난해함은 관람의 큰 걸림돌이었다.
수많은 상징과 기호가 배우의 몸 짓과 언어 속에 나열됐지만 일반관객 입장에서는 그 의미를 알기 쉽지 않았다.
때문에 다수의 관객이 공연 중 자리를 뜨거나 불만을 토로키도 했다. 해설이 있는 공연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공연 전 작품에 대한 취지나 의미 정도는 설명해도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에는 좀 더 성숙한 연극제를 기대해 본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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