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까지 나서 국고지원 불가입장을 내세우면서 아시안게임 유치를 말렸으나, 안상수 당시 인천시장은 국고지원을 받지 않고 인천시 예산만으로 개최하겠다고 까지 나선 것이다.
이때의 결정으로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한 국고지원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비해 훨씬 적은 금액만 지원받게 됐고, 부채비율이 높은 인천시 부채비율을 한계선까지 높였다.
결국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인천시장은 아시안게임 반납 또는 주경기장의 신설을 포기하고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함으로써 무리한 예산지출을 줄이려 했으나 여러 정치적인 이유로 포기하고 원래대로 서구에 주경기장을 신축하게 됐다.
이제 9월 19일이면 인천시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그러나 개막 38일을 남겨 둔 지금도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홍보효과라든지 시민들의 관심도는 대단히 미약하다.
아마도 한국에서 열렸던 올림픽이나 월드컵대회, 과거 2차례나 개최됐던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이벤트들로 인해 2014년에 개최되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희소성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북한 응원단을 미녀응원단이라 부른다. 아마도 지난 부산아시안게임과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 인천아시아육상경기대회 등에 나타난 여성응원단의 미모에서 기인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미녀응원단의 등장으로 발생하는 홍보효과의 극대화가 아니라, 서로 대포와 로켓을 주고받고 있는 현재의 남북관계를 완화시켜 나갈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두 정치주체의 대립이 격화됐을 때 대화의 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 중 가장 좋은 것으로 스포츠를 들 수 있다. 과거 냉전시절 미·중 간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국교수립까지 이어졌던 것은 핑퐁외교라고 불리우는 탁구팀의 교류에서 출발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여전히 꼬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지난 7월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실무회담의 결렬이었다. 이날 열린 실무회담에서 북한 실무대표단이 우리 측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퇴장하고, 통일부는 재개될 실무회담에 대해 우리 측이 먼저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아시안게임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다행히도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조 추첨 행사에 북한체육회 대표단이 참여한다는 뉴스가 한줄기 서광을 비추게 한다. 이제 정부는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을 위해 북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더 이상 갈등과 대립보다는 화해와 교류 협력의 시대로 나가는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남북공동응원단 추진조직은 작년부터 인천시의 요청으로 민간단체가 중심이 돼 인천시와 협의하며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인천시가 정부부처의 요구에 의해 갑자기 예산지원까지 중단시킨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남북공동응원단의 구성에 관해서 인천시는 확정돼 있는 예산지원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특히 부정적인 정부부처를 설득해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동응원단 추진주체와 협의해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리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천아시안게임이 화해와 교류의 물결을 타고 평화의 바다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 인천아시안게임이 단순히 인천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넘어서 남과 북의 대화와 화해, 교류의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인천은 남과 북의 화해와 교류, 평화가 이루어질 때 인천 앞바다는 분쟁의 바다가 아니라 평화의 바다가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인천의 미래가 밝아지기 때문이다.
곽경전 부평미군부대 시민참여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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