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경전에서 나오는 부처님의 뜻은 이렇다. ‘완전히 깨달은 분이며, 지혜와 공덕행을 모두 다 갖춘 분이다. 그 분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법을 그 의미와 표현을 갖추어서 설(說)하신다. 그 분은 완전하며, 더 뛰어난 지혜와 행(行)은 존재하지 않는다.’
부처님은 무한하고 완전한 생명 그리고 영원하고 진리적인 성불생명이라고 하겠다. 이 ‘부처님과 우리가 근본생명으로는 하나다.’는 가르침이 불교의 핵심이다. 이것을 자성불, 진여불성이라고 한다. 우리 불자들은 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실천 수행하여 완전한 행복세계인 ‘성불(成佛)’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언제나 무한한 희망과 용기로 발전과 향상을 위해 정진하는 것이다.
근본 바로 서는 나라 만들어야
용주사에서는 얼마 전에 생명존중 사회를 지향하는 뜻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제’가 있었다. 경기종교인평화회의와 용주사 그리고 정조대왕문화진흥원이 주관하였다. 종교평화와 상호존중의 가치로 훌륭한 분들이 함께 뜻을 모아서 소박하지만 아름답고 의미 있는 추모제를 봉행하였다. 이번 추모제를 준비하며 안산에 있는 합동분향소를 여러 번 다녀왔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정조대왕의 후예들이 많이 나와서 근본이 바로 서는 문화복지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느꼈다.
안산은 특히 성호 이익(1681~1763) 선생의 고장이다. 그는 영조대의 남인 실학자이며 또한 철학자이다. 제자인 안정복, 윤동규, 신후담 등은 실용적 가치를 추구한 분들이다. 성호선생도 현실주의적이며 자주적인 학문연구와 세계관을 구축하였다.
정조대왕시절의 학자요 재상인 채제공은 경기감사 시절에 첨성리에 있는 선생을 방문하고는 “처마가 낮은 왜소한 집에 정좌하고 계시는 모습은 눈빛이 날카로워 사람을 꿰뚫는 것 같았고 경전을 논하는데 고금을 두루 통하였다.”고 하였다.
성호선생은 이처럼 농촌에 은거하며 어려운 살림을 살았고 직접 양봉하고 닭을 기르며 현실에 충실한 분이었다. 안산이 산업의 도시가 되고 이공계열에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한양대학교가 있는 것도 이런 실학 정신의 뿌리가 나타나고 이어진 것이다.
경기도에는 네 개의 큰 사상과 철학의 산이 있다. 정조대왕과 반계, 성호, 다산의 산이다. 이 큰 네 산의 정기를 받아 경기도에 많은 훌륭한 정조의 후예들이 나타나기를 기원한다.
성호선생은 ‘논속사론(論束史論)’에서 자아(自我)의 자각을 통한 민족주체성을 외쳤다. 우리의 역사를 자주적이고 창의적으로 이끌어가는 그런 훌륭한 정조의 후예들이 많이 나타나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진흥원에서는 작년에 처음으로 정조후예상을 실시하였다.
정조대왕 후예 많이 나타나길 기원
올 가을에는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 3명씩을 선발할 예정이다. 정조대왕과 실학정신, 성호와 다산, 수학의 천재인 금대 이가환, 그리고 단원 김홍도를 계승하는 의미로 효행 리더십부문, 창의과학부문, 예술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할 것이다. 그리하여 경기도 인재육성의 한 소중한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안산의 슬픔이 성호의 꿈으로 다시 일어서고 과학 미래도시로 새롭게 발전하기를 바란다. 더하여 다문화사회를 포함한 문화융합도시로 실학정신을 계승하는 훌륭한 도시가 되기를 기원한다. 또한 우리 경기도도 정조대왕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모든 분야에서 보다 더 역동적이고 개혁적이며 창조적 융합을 이루는 지자체가 되기를 염원한다. 정조대왕이 마음에 그리던 ‘호호부실 인인화락(戶戶富實 人人和樂)’의 사회가 이루어지도록….
인 해 스님 용주사 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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