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기업의 경쟁력

최근에 우리 기업들은 경기 여파로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비책이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 경제를 불황의 늪에서 헤쳐 나오게 하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요즘 시장에는 국내외 수많은 기업이 내놓은 수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성능에서나 디자인에서 차별성을 찾기 어려울 만큼 유사한 제품들이 다양하게 고객에게 선보인다.

제품의 성능이나 제품의 이미지만으로 고객들은 이제 제품에 만족을 느끼지는 않는다. 기업의 기술력이 그 기업의 이미지로 형성되며,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야 고객들은 그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시대다. 따라서 고객의 만족과 기업들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업의 제품성능이나 이미지뿐만 아니라 기업 고유의 기술력을 명확히 보유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기업 앞에 놓인 생존부등식이다. 기업목적과 기업의 기술력 관계는 기업이 생존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10년 전 미국의 경쟁력이 일본에 추월당하자 미국학자들이 내놓은 대비책은 엔화 환율조정이었다. 그러나 환율조정이라는 대비책은 경쟁력의 주 변수가 아님이 곧 밝혀졌다. 일본은 더욱 강해졌고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커지기만 했다.

이에 대해 MIT대 교수가 주축인 국제 자동차산업 연구프로그램(IMVP) 연구원 55명들은 일본 경쟁력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도요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5년간의 조사 후 그 결과가 발표됐고 드디어 미국은 자동차산업은 물론 전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함으로써 최고의 위치를 누리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로, 경쟁력의 본질은 기술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즉 환율조정이나 정부투자 확대, 소비절제 등으로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국가 간의 무역협상을 하거나 무역법안을 어떻게 만들더라도 경쟁력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기술에서 지면 다른 것으로는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둘째로, 조사 보고서에 대응해 기업들을 재빠르게 변화시켰다는 사실이다.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전 산업의 책임자들은 모두 이를 읽고 신속한 대책 수립을 추진했다. 그리하여 미국 기업들은 2년 만에 경쟁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기술이라는 점에서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품질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의 혼동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의 기업들은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품질향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품질은 신뢰성 부문이다.

신뢰성 부문은 제품설계와 다름은 물론, 지금까지 우리가 노력해온 품질관리와도 개념부터 전혀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즉 100ppm, 모토로라의 ‘6시그마’ 운동 등은 신뢰성 부문 품질과는 거리가 있으므로 이를 완벽히 한다고 선진 품질이 되진 않는다.

더군다나 혼을 담는다든지, 고사를 지내든지 해 정성을 들이면 잘 되리라 생각하는 어이없는 기업들도 있다. 품질관리 즉 신뢰성 부문의 실행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접근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무조건 열심히 하기보다는 똑바로 방향을 설정했는지 확인한 후에 열심히 해야 할 일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경쟁력과 기술력이 무엇인지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에 따른 과학적 행동을 해야 한다.

기초부터 점검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기본부터 쌓아나가야 한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대외적으로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생존하려면 우수한 기술력 확보와 좋은 기업의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모든 구성원들은 대내적으로 불황을 탈출하려면 제품의 품질혁신에 매진해야 한다.

김만균 경기과학기술대 중소기업경영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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