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AG 참가할 北, 도발행위 중단하라

북한이 또 상투적 강온 양면전술을 드러냈다. 오는 9월 열릴 인천아시안게임(인천AG) 선수 참가 초청에 묵묵부답이던 북한이 지난 5월 연평도 인근 해역을 포격, 긴장을 유발해놓고 하루 만에 선수단 파견을 발표하더니 이번엔 응원단 파견을 전후, 치졸한 화전(和戰)양면전술을 또 쓰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달 중순부터 7월초까지 원산 앞바다 동해안 지역 부대들을 집중 시찰, 미사일 발사실험과 도전적 대남 전투훈련 등을 지도했다. 그러면서 지난 7일엔 규모를 밝히지 않은 채 응원단 파견을 발표했다.

우리는 북한 선수단과 함께 인천AG에 올 응원단을 환영한다. 북한 선수·응원단의 인천AG 참가를 계기로 냉각된 남북관계가 풀리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 6월 인천AG 조직위원회에 36개 경기종목 중 축구·양궁 등 14개 종목에 15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며 선수 명단을 제출한 바 있다.

북한 응원단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대회 때 왔었다. 오는 9월에 오게 되면 네 번째로 9년만이다. 인천시가 밝혔듯 북한 선수·응원단이 인천을 두 번이나 방문하게 되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며, 인천이 남북 화해의 전진기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북측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인천AG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의 성의 있는 조치는 냉각된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의 열기로 녹이고 전체 민족의 통일의지를 내외에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생색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자신의 말에 진정성을 보이려면 도전적 행위부터 중단해야 한다.

북한은 응원단 파견 성명에서 “우리의 핵은 통일이나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아니고 오히려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담보”라며 기존 입장을 정당화하는 억지를 부렸다. 또 북의 핵 문제를 외부에 나가 공조를 청탁하는 무모한 행위를 중지하라고 우리를 협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에 대해선 흡수 통일을 추구하는 반민족 행위라고 비난했다. 각종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전면 중단도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북의 김정은은 전방부대를 돌며 전투 지도를 하고, 어제(9일)도 또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최근엔 북한군이 우리 군 최전방초소의 귀순 유도 벨을 뜯어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선 북이 어떤 명분을 내세워도 남북화해는 기대할 수 없다. 북은 인천AG 참가에 앞서 도전적 행위부터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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