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여주유기공방 대표
“놋그릇은 보온·보냉 기능은 물론 해독과 살균작용도 뛰어나 건강에 좋은 그릇입니다.”
여주지역에서 유일하게 전통 유기그릇을 생산하고 있는 김경수 여주유기공방 대표. 경북 봉화에서 500년 전통의 방짜 유기그릇(놋그릇)을 제작해온 김선익옹(무형문화재 22호 유기장)이 김 대표의 큰아버지다.
그는 8년 전 여주시 대신면 초현리에 공방을 연 이래 전통기법을 고수하고 있다. 옛날 기법 그대로 4대째 방짜유기 작품을 만들어온 가업을 잇고자 10여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현대와 전통방식을 결합한 전통방식의 유기그릇을 만드는 데 성공, 방짜 원앙식기와 놋수저, 주전자, 칠첩반상기, 혼수용품, 제기세트 등 다양한 유기제품을 갖추고 있다.
유기는 구리에 아연이나 주석, 니켈 등을 섞은 합금으로 청동기시대부터 우리 조상 대대로 사용해 온 식기로,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유기그릇의 제조과정은 화덕 위 도가니에 동과 주석의 일정 비율로 재료를 넣고 숯불의 풀무질로 가열해 녹이는 일에서 시작한다. 쇳물이 끓는 동안 그릇의 본을 뜨고 암틀과 수틀로 그릇을 엎어서 솔가지 불로 그을린다. 암·수틀을 결합해 쇳물을 붓고 응고시켜 모형을 빼낸다. 그리고 모형의 요철을 줄로 고르게 한 뒤 곱게 깎고서 광을 내면 마무리된다.
이같은 정성이 깃든 방짜유기는 휘거나 잘 깨지지 않으며, 또 비교적 변색이 잘 안 되고 쓸수록 더 윤기가 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살균작용이 뛰어나 몸에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기의 고장은 안성과 경북 봉화다. 김 대표는 여기에 여주를 우리나라의 3대 대표 유기고장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500여년의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유기를 생산하는데 여주가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자부한다. 지리적으로 쇠를 녹이는 데 필요한 숯 생산이 쉽고 남한강의 풍부한 수량 등 유기생산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전통기법의 유기그릇을 만들려고 각 공정의 숙련공(전문 기술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그 기술을 배우려는 현대인들이 거의 없어 전통의 맥을 잇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것에 대한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하다며 여주지역 전통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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