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끝난 지 6일째다. 하지만 아직도 선거 뒤끝이 껄끄럽다. 이 시점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선거기간 골이 깊어진 사회갈등 봉합이다. 인천시민들의 단합과 화합을 해치는 선거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이를 조속히 치유하는 일이다. 그동안 각 후보 진영 간 사생결단의 살벌했던 선거판 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평상심으로 되돌리도록 솔선해야 한다. 덩달아 들떴던 사회분위기도 진정시켜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조용히 시작한 이번 선거전은 중반을 지나면서 과열됐다. 학연·지연에 따라 지역사회가 양분됐고, 상대를 흠집 내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분위가 과격해져 서로 마음의 상처를 입혔다. 공직사회도 특정 후보 진영에 눈치를 보는 공무원들로 반목과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 유 당선자는 이 같은 비생산적인 갈등과 반목을 말끔히 씻어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승자의 겸양과 아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패자는 기꺼이 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최대 현안인 9월의 인천 AG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시민들이 매진할 수 있다.
공약 이행계획서도 주요 업무를 인수하면서 구체적으로 지체 없이 짜야 할 과제다. 결코 빠른 게 아니다. 후보 때 밝힌 공약은 선거가 끝나면 바로 실천에 옮겨야 할 인천시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공약 이행계획서는 4년 간 시민과의 약속을 이행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는 시민들의 사후 공약이행 검증 및 평가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유 당선자는 후보 때 여러 공약을 제시했다. 다양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지지를 얻기 위해 인천의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제시하고 다짐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민에게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한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공약의 실천 가능성은 동원 가능한 재원과 인력·시간, 그리고 그 외의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유 당선자 공약 중 인천발 KTX 노선 신설과 경인전철 지하화·영종도와 청라지구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 건설·인천서구 가정동 개발사업인 루원시티 건설 사업 등은 중앙 부처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다. 유 당선자는 힘 있는 시장임을 자임했다. 대형 사업을 추진하되 위기에 빠진 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공약 이행계획서를 조속히 짜서 착착 진행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