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환승객 감소는 단순히 공항 매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서비스업 수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비스 무역은 상품과 달리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먼저 서비스 자체가 국경을 넘어가는 경우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이제는 일상화된 애플리케이션 구매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로 소비자가 직접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국경을 넘어가는 경우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환승객을 포함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유학생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서비스 공급자가 직접 해외에 사무소를 차리고 영업하는 방식이다. 국내에 있는 외국계 금융회사가 여기에 속한다. 마지막은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람이 이동하는 경우다.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원래 서비스 무역에서 고질적인 적자를 보는 나라였다.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서비스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해왔다(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제외). 그러던 것이 2012년부터 흑자로 전환됐다. 건설, 운송 등의 분야의 흑자와 사업서비스 분야의 적자가 감소하면서 흑자를 보게 된 것이다.
작년은 중계무역, 건축서비스,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서비스, 문화, 의료 관광 등 서비스 수출이 많이 늘어나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우리 서비스 수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운송, 건설서비스 수출이 감소세에 있어 흑자가 지속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또한, 우리는 여전히 서비스보다는 상품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 전 세계 상품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수출 3.0%, 수입 2.8%를 차지하는 데 비해, 서비스 시장에서는 수출입 각각 2.5%, 2.6%에 그치고 있다. (2012년 기준) 선진국들 대부분이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출규모도 크고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지만, 우리는 여전히 상품에 치우쳐진 불균형한 수출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통상환경은 서비스 산업을 놓고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나라와 미국, EU 일본 등 22개(EU 28개국을 각각 따지면 총 49개국) 주요 서비스 교역국들이 참여하는 복수국간 서비스무역협정(TISA) 협상이 본격 가동되고 있다.
애초 2002년부터 시작된 WTO DDA협상에서 서비스 분야를 다뤘지만, 워낙 진전이 더디자 실질적인 이해당사국들이 자기들만의 서비스 FTA 체결에 나선 것이다. 이달 초 OECD에서 주요국의 서비스무역장벽지수(STRI)를 발표한 것도 이 협상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GDP의 59%, 고용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민간부문 R&D 투자액도 선진국에서는 30~40%가 서비스업에서 이뤄지지만, 우리는 여전히 9할을 제조업에 쏟아붓는다.
전 세계 GDP의 57%에 해당하는 나라와 FTA를 체결하는데 이어, 곧 TISA까지 체결하면 서비스 수출시장은 활짝 열리게 된다.
창조경제 실현도 ‘서비스’와 ‘수출’이라는 키워드를 빼면 그 의미가 반감될 수 있는데,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하거나 전혀 없던 다양한 서비스가 외국으로 수출되어 우리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 달성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제조업 수출 홀로 끌다시피 한 대한민국 경제가 조만간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함께 끄는 쌍두마차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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