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문예회관 ‘폴 포츠’ 내한 공연
칸초네(canzone). 분명 칸초네였다. 이탈리아의 감성이 묻어나는 가곡.
이탈리아 가수들의 노래. ‘Mi Rubi Lanima(내 마음을 앗아간 그대)’·‘Ti amo(사랑해)’ 등이 이 장르에 속한다. 이탈리아의 전유물인 줄로만 알았던 칸초네를 영국인 가수 폴 포츠(Paul Potts)의 감미로운 음성으로 들었다.
24일 오산문화예술회관에서 상연된 폴 포츠의 콘서트에서는 이탈리아 가곡 ‘Un Amore Cosi Grande(위대한 사랑)’가 울려퍼졌다.
G.M.페릴리가 작곡한 이 곡은 샹송이나 칸초네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곡이다. 발음은 완벽했고, 목소리는 심금을 울렸다. 베니스음악학교에서 언어 및 성악교육을 받으면서 맺힌 그의 열매가 이번 무대에서 농을 터뜨리고 있었다.
칸초네의 향연은 한 곡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탈리아 성악가 베냐미노 질리의 ‘Non Ti Scordar Di Me(날 잊지 말아요)’와 ‘Un giornoPer Noi(우리를 위한 시간·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에서 그의 기량은 정점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1부 마지막 소프라노 김민형과 와인잔을 맞부딪치며 부른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는 관객들의 어깨춤까지 들썩이게 했고, 2부 4번째 프로그램인 ‘E Lucevan le Stelle(별은 빛나건만·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아리아)’는 그의 음악적 깊이를 여실히 드러났다.
영국인 폴 포츠는 총 19차례의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서툰 발음으로 ‘감사합니다’란 말을 잊지 않았다. 앵콜곡에서도 관객을 위한 서비스는 계속됐다. 그가 서툰 우리 말로 더듬더듬 부른 ‘그리운 금강산’은 객석에 적잖은 감동을 선사했다.
앵콜은 계속됐고, 그는 이날의 마지막 앵콜곡으로 ‘브리튼즈 갓 텔런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우승 반열에 올려놓은 가곡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말라·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로 클라이막스를 장식했다. 객석의 절반이 기립했고, 몇몇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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