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기본적인 소양이 갖춰진 인재라면 일단 선발해서 기업에 맞는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전수하여 기업체의 업무에 필요한 인재로 키워나가고 있다. 하지만, 후임자의 교육을 위해 경험이 많은 선임자를 무한정 투입하기도 어렵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자체 교육시스템이 갖춰진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더 어렵다. 그럼에도 교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신기술 개발을 통한 신제품 개발 주기가 더욱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필요한 교육은 크게 전문성과 융합성이다. 누가 그런 교육을 담당할 수 있을까? 전문성을 배양시키려면 누구든지 해당 기술 분야에서의 연구와 개발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교육자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창의적인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융합 기술은 디자인이나 인문학 등 다학제적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전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교육을 통해 수강생들은 주체적으로 융합기술을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필요한 그런 전문성과 융합적 기술 교육은 현행 대학 시스템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대학은 기업체가 요구하는 기술인력의 교육보다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 대학의 교수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업이 당장 요구하는 지식을 모두 아우르고 있지는 않다. 기업에서 필요한 기술의 전문가는 대학의 경계를 넘어서 존재한다.
따라서, 한 대학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대학, 기업과 연구소 그리고 기업체의 전문가를 강사로 확보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이 필요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이 정부 관리든, 기업체의 임원이든, 대학교수든, 일반인이든 상관없이 교수로 활용하여 지식을 전수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 맞춤형 융합교육을 위한 시스템의 설립과 지원은 정부와 교육당사자들이 융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풀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전문가들을 투입하고, 교육부는 신개념 학위과정 개설 등의 교육행정을 펴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체의 기술교육 표준을 제시하며, 그리고 정부 부처 직원들은 기업인허가 관련된 노하우를 교육을 통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기업 경쟁력을 증대시키기 위한 융합교육은 기존 대학원의 과정에서 시행 중인 연구논문 작성 면에서도 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대학에서 전업으로 공부하며 연구하여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체 직원이 현업에 종사하면서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프로젝트화 해 해결하는 과정을 연구논문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논문을 위한 논문보다는 기업체의 문제해결 과정을 논문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 맞춤형 융합교육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정부 부처의 융합 행정이 필요하다. 소정의 강의를 수강하고 프로젝트를 완성하여 일정한 수준에 이른 사람들은 기존 대학원의 석사 또는 박사에 해당하는 학위를 수여할 수 있어야 한다. 신개념 학위를 창설하는데 정부의 협업이 필요하다.
사원들이 현업에 종사하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면 이는 개인적인 성취감 또한 자극하여 보다 열정을 가지고 연구개발 업무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부처는 융합적 행정역량을 발휘하여 학위 문제를 해결하면 융합교육 실험은 성공할 것이다.
최성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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