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인천시 고위직 비리 철저히 파헤쳐라

정용준 논설위원 yjjeo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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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 행태가 괘씸하다. 이사관급 2명을 포함한 전현직 고위 공무원 3명이 대우건설로부터 도박자금과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의 비자금 사용처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수부(정순신 부장검사)는 조명조 인천시의회 사무처장(57)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한데 이어 전 인천시 고위간부 2명을 뇌물수수와 상습도박 혐의로 소환 조사 중이다. 이외에도 고위 공무원 서너명이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조 사무처장은 지난 2009~2011년 송도 바이오리서치(BRC) 조성 사업과 관련, 대우건설 이준하 전 건축사업본부장(54·구속기소 중 3월5일 보석)의 부탁을 받은 석재 수입업자 A씨(54·구속)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을 받은 혐의다. A씨는 조 사무처장의 고교 동창으로 “공무원들에게 로비해 사업을 따주겠다”며 이 전 본부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조 사무처장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사무처장은 당시 경제통상국장 등 요직에 있었다. 전 인천시 고위간부 2명도 같은 기간 이 전 본부장이 A씨를 통해 건넨 수천만원으로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다. 두 사람도 당시 건설교통국장과 자치행정국장 등 주요 보직에 있었다. 이들은 조 사무처장과 자주 만나 인천의 특급호텔 스위트룸에서 포커 도박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수시로 향응 접대를 받고 하와이 등 세계적 유명 휴양지에서 원정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포커 도박이 보통 5~6명이 모여서 하는 점에 주목, 이들 외에도 3~4명이 더 어울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잖아도 이 전 본부장이 조성한 비자금 십 수억원 중 용처가 밝혀진 것은 1억여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수사로 비리의 얽힌 고리를 밝혀내야 한다.

대우건설 이 전 본부장은 인천에서 5년 이상 장기 근무하면서 각종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시의 고위 공무원들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업계에선 그가 비자금 조성을 잘하고 로비도 능해 시가 발주한 알짜배기 사업을 휩쓸어 뒷말이 많기도 했다. 특히 대우건설이 수주한 몇몇 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당초 승인 내용과 상당 부분 변경돼 특혜의혹이 파다했었다. 검찰은 대우건설 수주 사업에 관여했던 고위 공무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항간에 퍼졌던 특혜의혹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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